웨인 녹스에 있는 로체스터 대학 광학전공교수는 뉴저지주 벨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할 당시 레이저 광선을 1초의 1000조분의 8이라는 매우 짧은 시간동안 켰다 끄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로 디지털 통신 속도는 크게 향상됐으며 그의 이름은 ‘기네스북’에 올랐다.
그는 1년 전 고향에 있는 모교 로체스터 대학 교수로 초빙돼 뉴욕주의 첨단기술 개발에 한몫하고 있다. 그는 이 대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생물의학과 광통신학 최고 수준의 연구원 3명을 이 대학에 영입했다.
뉴욕주 앨버니에서 미시간주 랜싱에 이르는 미국 여러 주의 수도들이 광전자학이나 생명정보학 등 21세기 성공의 열쇠로 여겨지는 첨단 분야에 주 발전의 승부를 걸고 차세대 연구시설 건설과 녹스 교수와 같은 저명한 과학자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뉴욕주만해도 산학 최고의 인재들을 연결할 ‘엑셀런스센터’ 4곳을 건립할 계획이며 이 센터 건립을 위해 올해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이는 쇠락해가는 제조업 중심의 도시들이 다시 부흥하기 위한 야심찬 전략이다. 뉴욕주의 경우 97∼2000년까지 4년 동안 제조업 분야에서 미국 주 가운데 가장 많은 4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첨단기술 연구에 대한 주정부의 재정 지원은 대기업들이 학계의 연구 결과에 크게 의존했던 지난 80년대 초 본격적으로 불어나기 시작했다.
그레이트호수 인근 제조업 중심 주들이 연간 최대 2000만달러를 첨단산업에 투자하는 등 미국의 첨단 산업화를 선도해 왔다. 주정부의 이러한 투자는 90년대 말 미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최고조에 이르렀다.
미시간주는 담배 관련 소송 해결 기금을 사용해 디트로이트와 앤아버사이에 생명과학단지를 조성키로 하고 앞으로 20년 동안 1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피츠버그, 애틀랜타, 인디애나폴리스, 캔자스 시티 등도 생명과학분야에서 나름대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주정부 주도의 이 같은 벤처사업은 경기 침체기에도 위축되지 않고 기술 인큐베이터나 벤처투자 프로그램, 세제 혜택, 고등교육기회 확대 등 다양하고 적극적인 조치를 통해 추진되어 왔다.
일부 주는 학계에서 개발한 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한 노스캐롤라이나의 ‘트라이앵글 연구단지’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오하이오주 웨스터빌에 있는 주립과학기술연구소 댄 버글룬드는 “투자가 실패할 수도 있지만 투자조차 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며 “연구 결과가 좋지 않다 하더라도 고등교육을 받은 유능한 인재는 남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재 유치를 위한 인센티브를 보다 많이 제공할수록 유능한 인재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뉴욕 주립과학기술아카데미연구소는 생명공학 연구소 8곳을 포함해 총 13곳의 연구소를 설립한다는 계획에 따라 2년 전 1억200만달러를 투자했다.
뉴욕주 ‘엑셀런스센터’는 예를 들어 앨버니의 나노전자학, 롱 아일랜드의 정보기술, 로체스터의 광학, 버펄로의 생명정보학 등 뉴욕주가 다른 주에 비해 앞선 분야에서 뛰어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대학 수십곳과 제휴를 맺을 계획이며 IBM과 이스트먼코닥 등 관련 대기업의 자금 지원도 받을 예정이다.
산학 연계 사업은 학계의 연구 결과를 얼마나 잘 상용화하느냐가 관건이다.
로체스터 대학의 경우 기업으로의 기술 이전에 따른 수입이 지난 99년 300만 달러에서 지난해 4000만달러로 급증했다.
산학 연계 사업의 또다른 성공 요인은 녹스 교수같은 실력있는 과학자를 많이 유치하는 것이다.
그는 로체스터 대학에서 여름방학 연구 보조원으로 일하던 17세의 어린 나이에 최초의 초고속 레이저를 설계했으며 벨연구소에 입사한 지 1년만인 지난 84년 세계 최단거리 레이저 파동을 만들었다.
빛은 1초에 대략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를 이동한다.
녹스 교수는 벨연구소에서 레이저 광선이 인간 머리카락 두께의 10분의 1 정도 거리만 이동하도록 레이저 광선을 매우 빠르게 켰다 끄는 기술을 개발했었다.
디지털 통신망의 핵심인 광통신 시스템에서는 빛을 켰다 끄는 과정이 많이 반복될수록 정보 전달 속도가 높아지게 된다.
녹스 교수 연구팀은 지난 97년 광섬유 한가닥을 통해 빛의 파장을 1021개까지 보내는 실험에도 성공했다. 이는 현재의 상용 네트워크에서 전송되는 빛 파장 수의 64배에 달하는 용량이다.
그는 “인류는 모두가 초고속 접속이 가능한 시대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며 “광대역 혁명이 커다란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로체스터 대학 광학연구소 소장으로 재직중이며 주정부 연구자금 100만달러를 받아 이를 연구활동에 쓰고 있다.
그는 “모든 사람이 광대역을 이용할 경우 그 가치는 연간 3000억∼40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하고 “이 정도면 미국 경제 전체가 침체기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