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e코리아 건설 비전

 ◆오길록 ETRI 원장 groh@etri.re.kr

 

 21세기의 국제경쟁사회에서 한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신지식 창출과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다. 노하우가 집약된 연구 및 기술개발 향상을 위한 노력은 새로운 산업발전을 창출하고 신규고용을 증가시키는 등 국가의 산업구조를 변화시키게 된다. 이에 오늘날 세계 각국은 지식기반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정보통신부문에서의 첨단기술 배양을 위해 체계적인 기술개발전략을 수립,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가정보화전략에 의거한 효율적인 기술개발투자로 현재까지 CDMA, 반도체, TFT LCD 등을 세계 1등 상품으로 위치를 굳히는데 성공했다. 올해 들어서도 제3세대 이동통신, 초고속무선LAN, 디지털TV의 상용화로 각종 IT신기술의 테스트베드로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시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전문인력의 부족과 핵심 원천기술의 취약 등의 문제점은 과학기술 강국 한국의 경쟁우위 확보를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이에 정부는 기존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정보통신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기 위해서 2002년 4월, 제3차 국가정보화촉진기본계획 ‘e코리아비전 2006’을 제정했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전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및 신산업의 창출기반 마련, 정보인프라 고도화 및 IT산업의 전략적 육성, 초고속멀티미디어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차세대 유무선 인터넷망 완비, IT 핵심기술 개발 등을 통해 일류 IT국가로 도약하게 된다. e코리아 건설을 위한 이러한 비전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기술개발전략의 수립이 요구된다.

 우리나라가 기술의 시스템화 추세에 대응하고 체계적인 연구개발체제 확립을 위해서는 다음 사항들이 우선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첫째, 전 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해 IT를 기반기술로 삼아 바이오기술(BT), 나노기술(NT), 문화기술(CT), 환경기술(ET), 우주기술(ST) 등과의 융합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바이오인포매틱스 등 IT융합기술 분야는 전세계적으로 개발 초기단계에 있어 우리 고유의 기술개발을 통한 경쟁력 확보 가능성이 높다.

 둘째, 음성과 데이터의 통합, 유선과 무선의 통합, 통신과 방송의 융합 등 서로 다른 기술이 하나로 수렴되는 시대의 조류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기술과 기기, 서비스 및 제도의 수직통합화를 위한 종합적 정책대안을 수립해야 한다.

 셋째, 선진국에 비해 취약한 핵심 원천기술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정부는 민간기업이 추진하기 어려운 장기적이고 리스크가 높은 기초연구를 국책연구기관을 통해 수행함으로써 차세대 IT 산업발전 기초를 축적하고 민간의 연구개발투자를 유발하는 내비게이터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넷째, 기술개발에는 예산과 시간의 제약,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등의 위험요소가 존재하므로 경쟁력 있는 부문에 집중투자로 연구개발(R&D)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선택과 집중전략을 취함으로써 일등 기술과 일등 제품의 창출에 매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책추진에 있어 관련 부처들간의 협력과 조정이 필요하다. 핀란드의 정보사회위원회처럼 우리도 국무총리와 관계부처 장관들로 구성된 정보화추진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을 강화하여 기술개발전략을 일원화하고 기업과 유관협회, 연구기관 등도 참여시켜 산·관·연의 유대를 통해 과잉중복투자를 방지하며 기술개발의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