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16강`을 축하하며

 ◆김원식 월드컵조직위원회 정보통신국장(wonskim@2002worldcupkorea.org)

   

 지난 14일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이 포르투갈을 1 대 0으로 누르면서 대망의 16강 진출의 염원을 이뤘다. 온 국민은 흥분을 누르지 못하고 새벽까지 기쁨을 함께 했다. 한국 응원단이 즐겨 입은 빨간 옷의 물결은 영원히 우리의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뜻을 모으면 못할 것이 없다는 자신감이 넘쳐 흐른다. ‘이제는 8강, 아니 결승까지 가자’는 구호가 자연스럽게 들린다. 전 세계에 한국을 자랑하고 싶고 한국인임이 가슴 뿌듯하다. 이제 대전에서 다시 한 번 그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되기를 국민 모두가 바라고 있다.

 축구만큼 우리의 가슴을 흔드는 경기가 있을까. 모두 경기장에서, 텔레비전 앞에서 멋진 플레이 하나하나에 일어나 소리치고 기뻐한다.

 그러나 사람들을 기쁘게 하는 경기의 뒤에는 그 경기가 있을 수 있게 한 수 많은 사람이 있다. 그 중에서 전혀 눈에 띄지 않으면서 모든 경기의 두뇌와 신경 역할을 하는 정보통신은 일반 국민들이 그 존재를 쉽게 모를 수 있다.

 정보통신은 방송, 입장권의 판매, 관중 입장, 선수 수송, 주요 인사의 의전, 인력과 물자의 관리, 사무 등 모든 면에서 경기의 준비와 진행을 지원하고 있다. 정보통신은 공기와 물처럼 평소에는 인식하지 못하고 지낼 수 있지만 만일 문제가 생길 경우 경기의 진행과 관람이 어렵게 될 수 있다.

 만일 텔레비전 방송이 중단된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까. 만일 경기 내용이나 선수 자료를 제 때에 얻을 수 없다면 경기가 그처럼 재미 있었을까.

 최근 정보통신 기술이 발전하면서 축구 경기에도 정보통신 기술이 많이 채택되고 그만큼 재미도 더해지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선수에 관한 정보나 지난 게임에서의 기록 등 각종 자료, 사진 등을 쉽게 얻을 수 있게 됐다. 대형 전광판을 통해 선명한 경기 장면도 볼 수 있게 됐다.

 음식점, 술집, 다방 등에서도 첨단의 고화질 디지털 액정 텔레비전을 설치한 곳이 눈에 많이 띈다. 앞으로는 양방향 텔레비전이나 인터넷방송이 활발해져 축구를 보는 재미가 더욱 커질 것이다.

 우리나라가 16강에 진출하면서 우리가 전 세계에 알린 것은 축구 실력만은 아니다. 매끄러운 방송중계, 곳곳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 등을 통해 우리나라의 정보통신 수준을 전세계에 알린 셈이다. 앞으로는 정보통신 제품을 수출하면서 2002 월드컵을 원활하게 치러낸 한국의 제품이라는 것을 선전할 수 있을 것이다.

 월드컵이 채 끝나기도 전에 벌써 외국에서 월드컵의 정보통신 시스템 경험을 배우러 오고 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우리가 세계로 진출하는 데 자신감을 얻을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 축구만 해도 청소년 축구, 여자 축구 월드컵이 있고 다른 스포츠 분야에서도 월드컵 축구와 같은 세계적인 이벤트가 많이 있다. 스포츠를 지원하는 정보통신 분야에서도 우리나라 기술을 보여 줄 수 있는 기회를 얼마든지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유럽 기업이 인터넷 자원봉사자 모집 시스템 개발에 실패했을 때 밤을 새워 열흘 만에 이를 개발해낸 우리나라 엔지니어의 땀이 헛되지 않다고 믿는다.

 우리는 이번 16강 진출의 쾌거를 통해 정보통신 강대국으로 가는 발판을 마련한 것은 물론 우리의 저력이 외부의 기대보다 훨씬 막강하다는 것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이를 계기로 우리 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믿으며 한국 축구대표팀의 8강 아니 결승 진출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