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미국 통신장비 업체 모토로라가 공장폐쇄와 인력감축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에 이 회사의 4대 사업부 중 세번째로 규모가 큰 이동통신 네트워크 사업부를 통째로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16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특히 이 회사 이통 네트워크 사업부는 불과 1∼2년 전만 하더라도 1위 업체인 스웨덴의 에릭슨과 선두다툼을 벌였을 정도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었다는 점에서 더욱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이 회사 네트워크 사업부는 2000년 하반기부터 전세계 이통 업계를 강타한 극심한 불황의 여파로 최근 매출은 격감하고, 수익성 악화에 따른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실제로 지난 1분기 네트워크 사업부의 총 매출액이 작년동기(16억7000만달러) 대비 36%나 격감한 10억7000만달러(약 1조3225억원)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모토로라의 업계 순위도 2위에서 7위까지 미끄러졌다.
시장조사기관 시너지리서치에 따르면 모토로라는 제3세대(G) 시장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는 이통 장비 선두업체 에릭슨은 물론 독일의 지멘스, 노키아(핀란드), NEC(일본), 루슨트(미국), 노텔(캐나다) 등에까지 밀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다시 모토로라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4분기 동안 이통 네트워크 사업부 한 곳에서 누적된 적자액만도 무려 15억달러(약 1조8540억 원)에 달해 마침내 사업부 매각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모토로라의 네트워크 사업부를 인수·합병(M&A)할 가능성이 높은 회사로 캐나다의 노텔네트웍스와 독일의 지멘스를 들고 있다.
먼저 통신시장 조사회사 델로로그룹 관계자는 특히 스위치 및 라우터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노텔네트웍스가 기지국 장비를 생산하는 모토로라까지 인수하면 상승효과가 가장 크다고 분석해 노텔네트웍스와의 협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에 비해 시너지리서치 측 관계자는 유럽 GSM 기술을 사용하는 독일 지멘스도 CDMA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모토로라 이통 네트워크 사업부를 인수하기 위해 최근 물밑 접촉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