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식 한솔CSN대표이사 khongsik@hansol.com>
한국의 붉은악마를 두고 많은 언론들의 관심이 뜨겁다. 영국 로이터 통신은 “한국은 72년 월드컵 역사에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했다”, 미국 대표팀 어리나(Arena) 감독은 “우리는 12명의 선수와 싸우는 어려운 경기를 했다”, 미국 폭스TV는 “붉은 물결이 동점을 만들었다”고 할 정도로 붉은 악마는 우리나라를 대표하게 되었다.
붉은악마는 5년 전 컴퓨터 통신동호회에서 100여명의 축구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이루어진 단체였다. 통신동호회의 모임인만큼 ‘붉은악마’란 명칭도 온라인으로 결정되었다. 김치보이, 붉은호랑이 등 한국적인 이름도 있었지만 온라인 토론으로 붉은악마로 결정되어 지금에까지 이르고 있다.
붉은악마는 탄생한 지 5년만에 초창기의 1000배가 넘는 12만여명의 회원을 거느린 대형 조직으로 성장했다. 이미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영국에는 훌리건(Hooligan), 덴마크에는 롤리건(Roligan)이 있다면 한국엔 콜리건(Korligan)이 있다는 말로 그 존재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런 조직으로 성장하게 된 가장 큰 요인은 당연히 온 국민의 뜨거운 열정과 결집력에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응집력을 이끌어낸 데는 인터넷이 큰 역할을 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인터넷으로 지역별로 응원장소나 응원방법 등을 알리고 게시판을 통해 응원구호 등을 퍼뜨리며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물론 e메일 등을 통해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통로역할을 담당했다.
인터넷은 이처럼 상거래나 정보제공의 수단뿐만 아니라 우리 생활의 일부분으로 같이 참여하고 공유하는 문화의 일부분으로 다가왔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우리국민의 성숙한 경기관람 문화나 붉은악마를 필두로 한 응원문화는 ‘페어 플레이어상’을 받을 만하다.
이제 월드컵도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인터넷이 월드컵 기간 질서 정연한 경기관람문화, 붉은악마를 앞세운 응원문화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 확산될 것으로 본다. 이 모든 변화는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더욱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해가는 우리의 문화로 정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