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보처리기사에 1차 합격하고 2차시험을 보려고 경력증명서를 제출했는데 자격이 안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전산관련 비전공자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한국산업인력공단과 자격제도에 대해 개선할 사항이 있다고 생각해 몇 자 적어본다.
우선 응시자격 심사는 1차에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힘들여서 합격을 했는데 2차에서 자격이 안돼 볼 수 있는 기회까지 박탈한다면 너무나 억울하다. 못보게 한다면 처음부터 못보게 막지 왜 중간에 막는가.
그리고 1차 응시료 낭비도 그렇고 시험장도 힘들게 찾아가 하루 반나절을 시험보는 데 투자하고 2차 응시자격심사까지 2차시험을 준비하는 시간적 낭비도 크다. 더군다나 비전공자는 5개월 정도나 시험준비에만 매달려야 한다. 이 얼마나 비효율적인가.
또 자격이 안되는 이유가 기술직(비전공자)이 아니기 때문이라면 이것 또한 잘못이다. 정보처리기사는 IT 저변이 확대돼 있는 시대에 전공자나 비전공자 누구나 필요한 자격증이다. 이미 컴퓨터는 남녀노소 누구나 사용하는 기본 장비고 일부 사람들은 전문가 못지 않은 실력을 갖고 있는 사례도 많다. 지금은 컴퓨터 관련 자격증이 누구나 필요한 시대라는 생각이다. 이 같은 전문가들이 비전공자라고 해서 시험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자격증은 전공자나 전문가만 필요한 자격증이 아니다.
매일 신문·방송에서 잘못된 제도나 규제는 고치라고 얘기하지만 실제는 제도규정 때문에 능력이 있어도 할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다고 정보처리기사 응시자격만 고치라는 것은 아니지만 시대에 맡게 고칠 것은 고쳐야 한다. 10년 전 상황에 맞게 만든 제도를 지금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특히 IT분야는 변화가 너무나 빠르다.
요즘은 IT분야에 비전공자도 많이 진출해서 활약하고 있다. 만약 많은 컴퓨터 지식이 있는 비전공자가 자신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정보처리기사를 따려고 응시했는데 단지 비전공자라서 자격증을 취득할 수 없다면 허탈하고 이 사회에, 아니 대한민국에 얼마나 환멸을 느끼겠는가.
IT 고급두뇌가 한국을 떠난다고 야단인데 현실이 이렇기에 이 현상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리고 그들을 다시 돌아오게 하는 방법도 너무나 간단하다. 규제를 덜 하고 공로에 맞는 대우를 해주면 그들은 다시 돌아온다.
이태식 인터넷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