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까지 영국 북부와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증기기관식 제조업을 통한 획기적 생산성 향상은 결과적으로 산업화를 가속시키고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 역사적 사건이었다. 그러나 이런 산업혁명의 진정한 의의는 근대식 기계들과 그것을 관리하는 사람들을 같은 공장 안에 갖다 놓았다는 사실이 아닌가 한다. 즉 그동안 가내수공업 형태로 뿔뿔이 흩어져 일하던 사람들을 한 일터에 집결하게 한 사실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IT기술이 주도해 그 같은 과정에서 이탈되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즉 인터넷 등과 같은 네트워크와 컴퓨터, 통신단말기 등의 정보가전기기의 발전은 모바일 오피스 내지는 홈 오피스 개념을 가능케 했으며 더이상 물리적, 시간적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일하는 많은 개인 사업자들을 탄생시키고 있으니 IT가 주도하는 탈 산업혁명(?)의 흥미로운 일면을 보는 것 같다.
과거 조지 오웰의 ‘1984년’이나 헉슬리의 ‘위대한 신세계’ 등 작가들이 이러한 작품을 쓰고 구상할 당시만 하더라도 미래의 독재자들이 사람들을 지배하기 위해 진보된 어떤 과학적 기술을 사용할 것으로 믿었던 것은 조금도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실제 과거 독재자들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정보를 통제할 필요성을 많이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정보 및 통신기술의 발전은 통제력의 주도권을 일부 기득권층으로부터 개인에게로 옮겨오는데 결정적 영향을 미쳤으며 그 실례를 과거 세계 도처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일찍이 우려했던 것처럼 IT기술의 발전은 개인에게서 가능성과 기회를 빼앗기보다는 오히려 개인의 능력을 더욱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 듯하다. 기술의 발전과 그 변화에 대비해 우리의 삶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것은 전적으로 개인의 의지와 책임이지만 말이다.
<홍선희 가트너코리아 영업대표 shong@gartn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