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네트워킹 시장 `아침햇살`

홈네트워킹 사업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하나로통신 등 통신업계와 LG전자·삼성전자 등 가전업체들은 최근 홈네트워킹 기술이 속속 개발되고 일반인의 관심 또한 고조되면서 조만간 홈네트워킹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고 이 분야 사업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초고속가입자망을 전국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KT와 하나로통신 등 통신업체가 가전제품을 통신망에 접속해 제어하는 기술을 선보이면서 사업화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KT가 가전과 통신을 결합한 ‘디지털라이프’ 시연관을 개관한 데 이어 LG전자도 월드컵 기간중 별도의 시연관을 개관함에 따라 국내는 물론 해외 업체들의 관심도 높아졌으며 관련 솔루션 등 연관산업도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홈네트워킹 기술을 도입한 대규모 아파트 건설이 붐을 이뤄 이 분야 비즈니스가 급속한 진전을 보일 전망이다.

이에 따라 통신사업자와 가전사는 물론 중소벤처기업, 건설사 등이 새롭게 조성되고 있는 이 분야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어떤 서비스가 있나=KT가 분당 본사 1층 60여평의 공간에 마련한 ‘홈디지털서비스(HDS) 시연관’은 실제환경과 동일한 네트워크 인프라를 기반으로 인터넷 정보검색·영상통신·멀티미디어콘텐츠 검색 및 감상이 가능한 인터넷 카페, 주방·거실·서재·침실을 갖춘 홈, 상점·안경점·교실·공공서비스·위치추적서비스가 가능한 자동차 등을 선보였다. 이 시연관은 컴퓨터 디지털 신호방식이 모든 가전기기에 접목돼 컴퓨터·디지털TV·DVD플레이어 등 모든 가전제품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돼 말 그대로 외부에서도 전화나 PDA·인터넷 등을 이용해 컨트롤이 가능하다. LG전자의 ‘LG드림넷 홈네트워크 전시관’도 기존의 광대역 유무선 서비스를 통합해 연동함으로써 가정내에서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홈디지털서비스(HDS)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동 LG 하이프라자 지하 1층에 자리잡은 이 전시관에서는 노트북PC·휴대폰·PDA 등 모바일기기를 이용해 냉장고·세탁기·에어컨·전자레인지·김치냉장고 등을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다. 외부 통신망은 KT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연결했다.

 ◇어떤 업체들이 나서나=통신업체의 기간인프라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KT·하나로통신 등 기간통신사업자가 선두에 서고 가전과 솔루션 업체들이 뒤따르는 형국이다.

 통신사업자 중 KT가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KT는 HDS 시연관을 열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홍보활동을 벌이는 등 사업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KT는 가전분야에서 LG전자와 협력해 일부 기술개발을 완료하는 등 제품화에 나서고 있는 데 이어 삼성전자와도 협력을 모색중이다. 시스템통합(SI) 업체인 케이티아이나 케이티에이치(하이텔)와는 통합솔루션·콘텐츠와 관련, 협력을 하고 있다.

 가전업체인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LG전자는 KT와 다수 벤처기업과 공동으로 홈네트워크사업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SDS와 서울통신기술 등과 공동으로 홈네트워크사업을 추진중이다. 앞으로 협의과정을 거쳐봐야 하나 가능하면 KT·하나로통신 등 기간통신사업자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중소·벤처기업과 건설사도 나섰다. 중소·벤처기업은 주로 통신사업자와 연계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쿼터뷰·위트넷·위위커뮤니케이션 등 10여개의 중소벤처기업이 KT와 협력중이며 이외의 솔루션을 보유한 다른 벤처기업도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건설사로는 대림·삼성건설 등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전망=아직은 초기시장이다. IBM·HP 등 세계적인 기업들도 시장 개척에 나섰으나 플랫폼이나 솔루션 수준에서 접근하는 데 그칠 정도다.

 업계 관계자들은 따라서 연내 또는 내년초에 국내에서 대규모 홈네트워킹 사업이 시작되면 국내 업체들이 세계 시장 선점은 물론 표준까지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더구나 건설업체까지 나서 홈네트워킹을 구현한 아파트 건설에 나설 경우 국내 통신업체와 건설업체, 가전업체가 공동으로 세계 디지털라이프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