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블릿PC 돌풍불까

데이터 입력 방법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킨 태블릿PC에 최적화된 윈도XP가 드디어 전모를 드러낸다.

 C넷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의 부사장인 제프 레이크스는 25일 뉴욕에서 개최되는 기술 전시회인 테크XNY 기조연설에서 태블릿PC용 윈도XP 베타버전을 발표한다.

 태블릿PC는 오랫동안 대표적인 데이터 입력방식으로 자리잡아 온 키보드와 마우스를 대신해 터치스크린을 통한 수기 데이터 입력이 가능한 새로운 개념의 컴퓨터로 침체된 PC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태블릿PC용 윈도XP 어떤 기능 갖췄나=태블릿PC용 윈도XP에는 수기 입력을 위한 응용 프로그램인 ‘MS저널’이 포함된다. 이 프로그램은 수기를 자동으로 이미지 파일로 저장해주며 사용자는 동그라미를 치는 것만으로 수기를 텍스트 파일로 손쉽게 전환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을 사용해본 한 베타테스터는 태블릿PC가 전체 태블릿PC에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한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반면 수기를 텍스트로 전환하는 시간이 꽤 걸리는데 이는 출시전에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다른 베타테스트는 수기가 편리한 반면 이를 편집하려면 여러차례 드롭 다운 메뉴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MS가 저널과 함께 기대하고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가 ‘링킹’이다. 링킹은 태블릿PC 사용자가 워드나 PDF 파일 등에서 수기를 가능하게 해주며 메일로 받은 수기 파일에 다시 수기로 된 주석을 달아 답장을 보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밖에 음성 인식을 또 다른 데이터 입력 방법으로 제공한다. 태블릿PC업체인 모션컴퓨팅은 향후 태블릿PC에 음성인식 기능을 포함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PC 메이커 반응 엇갈려=지난 2일 태블릿 PC인 ‘컴팩 에보’를 선보였던 HP 등을 비롯해 도시바, 소니 등은 오는 10월 태블릿PC용 윈도XP 출시에 맞춰 이에 최적화된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IBM이 특수 펜으로 종이패드에 데이터를 입력할 수 있도록 한 태블릿PC인 ‘트랜스노트’를 단종시킨 것을 비롯해 후지쯔와 소니가 각각 내놓은 ‘스타일리스틱’과 태블릿PC의 기능을 차용한 데스크톱 PC인 ‘바이오’가 시장에서 외면당하는 등 아직까지는 태블릿PC의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IBM, 델컴퓨터 등은 태블릿PC에 대해 비관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주요 PC 메이커들이 선보일 태블릿PC는 대부분 최소 800㎒ 저전력 프로세서, 128MB램, 20Gb 하드디스크 등의 사양을 갖출 것으로 보이며 802.11b 등의 무선 네트워킹 기능을 기본적으로 포함할 것으로 보인다.

 또 태블릿PC의 외관도 전통적인 태블릿PC와 컨버터블형 2가지로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컨버터블 태블릿PC는 에이서가 처음으로 선보인 형태로 노트북PC와 모양이 비슷하지만 스크린을 회전시키거나 접어서 태블릿PC로 모양을 바꿀 수 있는 제품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신중한 입장=애널리스트들이 테블릿PC에 대해 가장 우려하는 것은 터치스크린, 음성인식 장치 등의 부가장비 장착에 따른 높은 제조단가다. 이들은 태블릿PC의 가격이 초경량 노트북PC에 비해 150달러 이상 비싼 제조단가 때문에 가장 싼 모델이라도 20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ARS의 애널리스트인 토니 듀보이스는 “아직 가격이 문제가 되는 상황”이라며 “이는 태블릿PC가 시장을 파고드는 것을 가로막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태블릿PC의 전력 소모가 예상보다 많다는 것이다. 한 태블릿PC용 윈도XP 베타테스터는 테블릿PC의 배터리 수명이 초경량 노트북PC와 비슷한 수준인 3시간 가량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이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