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단상]이제는 LT (Leasure Technology)가 뜬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음주와 가무를 즐기는 민족이다. 월드컵 기간중 이런 민족의 ‘끼’가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4700만 국민과 500만 해외동포까지 세계적인 스포츠 제전에 한 덩이가 돼 사상 유례없는 민족적 일체감을 전세계에 보여주고 있다.

 서울 광화문에서, 부산 해운대 백사장에서, 광주의 상무시민공원에서, 아파트와 음식점에서, 그리고 응급실과 사찰까지 함성과 응원이 전국을 뒤덮었다. 광화문과 시청 일대에 운집한 100만명의 ‘대-한민국’ 구호, ‘오! 필승 코리아’ 노래 소리, 발을 구르는 진동에 지진이 난 것처럼 느껴졌다.

 필자는 한국팀 16강전을 과천에 있는 경마공원에서 직원들과 함께 관람했다. 과천경마장 개장 이래 최대의 인파가 모여 최근 개장한 신관에까지 꽉 찼고 그 열기는 여느 경마경주 때보다 더 뜨거웠다. 가족, 연인, 직장인, 동호회, 친구끼리 모여 초여름밤의 흥분과 감격의 용광로에서 마음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응원을 마음껏 펼쳤다.

 얼마나 오랜만인가. 그러면서 한편으론 건전한 놀이문화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좁고 빈약한 우리 강토에서 이 민족이 배출하는 ‘끼’를 소화해 낼 놀이판은 충분한가. 월드컵으로 물꼬를 튼 신바람을 긍정적으로 승화시켜 나갈 정책과 합리적인 놀이의 ‘장’은 준비되고 있는가. 범위를 좁혀보면, 주5일 근무제가 본격 시행되면 교통·환경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될 것이 분명한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이제 5T에 이어 LT(Leisure Technology)분야가 각광받을 것이고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신 르네상스가 펼쳐질 것이다. 경마를 비롯한 레이싱 경기의 인터넷 및 모바일기기를 이용한 실시간 중계, 건전하고 보편적인 선진국형 베팅문화의 정착이 LT의 큰 축을 이룰 것이다.

 저력있는 우리 민족의 기상을 세계적으로 창달하기 위해, 한편으로는 ‘끼’의 건전한 배출을 통한 놀이문화의 정착을 위해서도 한국형 LT의 개발이 필요하다.

 <21세기정보통신 신승일 사장 david@21telec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