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KTF가 휴대폰에 탑재할 무선인터넷용 ME브라우저를 업그레이드하면서 SK텔레콤과 LG텔레콤이 채택하고 있는 왑(WAP)1.x 규격을 지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따라 016, 018 사용자들은 SK텔레콤과 LG텔레콤이 왑 기반으로 제공하는 무선인터넷 콘텐츠를 여전히 이용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KTF는 올 초에 자사가 사용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ME브라우저를 3.0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KTF는 ME3.0이 왑과 HTML 등의 언어를 지원하고 있어 016, 018 가입자들도 ME 방식으로 제작된 KTF가 제공하는 무선인터넷 콘텐츠와 HTML 기반의 일반 인터넷 콘텐츠는 물론, SK텔레콤과 LG텔레콤에서 사용하고 있는 왑 기반 무선인터넷용 콘텐츠까지 모두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KTF는 최근 이같은 계획을 재검토하고 나섰다. KTF 신사업총괄 안태효 상무는 “오느 8월께 ME3.0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지만 왑규격의 지원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재검토에 나섰다”고 말했다. 안 상무는 “왑 지원이 기술적으로 힘들 뿐만 아니라 지원이 가능하더라도 ME브라우저를 통해서는 왑1.x 방식으로 제작된 콘텐츠를 읽어들이기 힘들기 때문에 사용자 입장에서 큰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 SK텔레콤과 LG텔레콤에서 왑1.x을 2.0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어 1.x 지원보다는 곧바로 2.0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KTF는 ME브라우저를, SK텔레콤과 LG텔레콤은 왑 기반의 무선인터넷브라우저를 채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콘텐츠제공업체(CP)들은 각각의 브라우저 규격에 맞게 별도의 콘텐츠를 제작, 공급하고 있다. 또 사용자들은 자신이 가입하지 않은 다른 이동통신업체의 무선인터넷 콘텐츠를 이용하기 힘든 상황이다. 가령 KTF의 매직엔 브라우저로 접속한 사용자의 경우 SK텔레콤의 네이트 콘텐츠를 제대로 볼 수 없다. 같은 왑 기반의 무선인터넷브라우저를 사용하고 있는 SK텔레콤과 LG텔레콤 역시 왑 규격을 따르면서도 독자 규격을 가미해 호환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편 SK텔레콤 등은 왑브라우저를 2.0으로 업그레이드하면서 ME 방식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관련업계에서는 무선인터넷브라우저간 호환이 현실적으로 힘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개념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사용자인터페이스(UI) 등에 있어 완벽하게 호환되기는 힘들 것”이라며 “CP 입장에서 개발 부담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