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파키스탄과 긴장고조…IT강국 인도에 `위기감`

 최근 인도와 파키스탄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수출 국가인 인도의 정보기술(IT) 관련업계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인도에 진출한 소프트웨어 회사 중에 인도 이외 지역에 데이터 백업 시스템을 설치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 소프트웨어 회사 메가소프트는 미국 본사에, 또 다른 소프트웨어 회사인 I게이트는 싱가포르에 각각 데이터 백업 시스템을 설치했다. 또 약 2000명에 달하는 인도인 프로그래머를 고용하고 있는 오라클은 최근 직원들에게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출장을 가지 말라”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인 IT컨설팅 회사 가트너그룹은 인도의 IT벤더들과 이들에게 시스템 개발을 의뢰하고 있는 외국 협력 업체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분석한 보고서를 펴냈다. 최근 전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되는 상황에서 인도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는 국내업체들도 시사하는 바가 많을 것이라고 판단해 이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최근 인도와 파키스탄간 긴장 국면은 인도의 주요 수출품인 정보기술(IT) 아웃소싱 사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먼저 미국 국무부는 지난 5일 인도에 거주하는 미국인들에게 이 나라(분쟁지역)를 떠날 것을 권고했다. 또 인도와 파키스탄이 위험하다는 생각은 인도의 소프트웨어 수출업체의 고객들로 하여금 인도로의 여행 계획을 지연시키거나 취소 또는 금지하도록 만들었다.

 많은 회사들이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현지인을 제외한 임직원들을 철수시켜왔으며 일부 다국적 기업들은 자사의 인도와 파키스탄인 직원들에게 고국이 불안하게 느껴질 경우 해외로 잠시 피해있으라고 권장하기도 했다. 인도의 소프트웨어 벤더들에 대한 즉각적인 영향은 다음과 같다.

 벤더들은 자사의 위기관리계획(BCP)에 대해 고객들에게 확신을 심어주기 위한 서한을 보내왔으며 고객들에겐 불안하게 느껴진다면 업무상 여행을 잠시 미룰 것을 권하고 현지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왔다.

 고객들은 오랜 기간 동안 진행하고 있는 아웃소싱 계약을 연장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고객들이 계획돼 있던 여행을 뒤로 미루고 이로 인해 최근 체결된 계약 건수가 줄어들었다. 일부는 아웃소싱 회사를 인도 이외 지역 회사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도의 해외 공관들(미 대사관 등)은 인도인들의 해외 입국 비자 발급을 중단했다. 이 조치로 인해 기존에 비자를 갖고 있던 사람들만 미국으로의 여행이 가능해져 벤더 직원들이 미국 여행을 하기 힘들어졌다. 하지만 많은 선도 업체들은 이미 비자를 갖고 있고 여행이 가능한 직원들을 확보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인포시스테크놀러지의 경우 2400명이 언제든지 미국을 방문할 수 있는 취업비자를 소지하고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 외부의 일부 아웃소싱 벤더들은 안전한 대안으로서 자사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업체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먼저 인도에 진출해있거나 인도 업체들에 소프트웨어 개발 사업을 통째로 맡기고 있는 외국 업체들의 경우부터 살펴보자.

 △언론기사 확인:벤더들로부터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언론의 뉴스들을 재확인해야 한다. 인도와 그밖에 여러 국가의 정치적 성향을 갖고 있는 시사 해설자와 정부 관료들은 이러한 이슈에 대해 보고할 때 자기의 목적이나 시각을 담아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 활용:가트너는 항상 일반적인 이슈를 해결하는 데 있어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현재의 위기는 일상적인 경우보다 더 많은 의사 소통을 필요로 한다.

 △서비스 공급업체의 위기관리계획(BCP) 재검토:해외 서비스 공급업체 BCP의 범위, 한계 및 위험부담 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BCP 구성요소를 깊이 있게 재검토하고 해당 기업이 데이터, 플랫폼, 접속성 및 근로자들을 위한 지식 이전 계획과 같은 핵심 요소들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공공 서비스 의존도 축소:인도의 모든 대형 ESP들과 많은 소규모 공급업체들은 오늘날 국가의 전력·통신과 같은 공공 인프라에 의존하지 않는다. 따라서 어떤 유형의 충돌이 발생할 경우라도 해당 기업은 인도의 공공 리소스에 의존하지 않는다.

 △계약 재검토:변화하는 환경을 반영해 벤더와의 협상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핵심 영역으로는 납품빈도, 백업계획, 버전통제서버의 위치 등이 포함된다. 기업들은 인도에서 사건이 터질 경우에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레벨을 결정하고 프로젝트 우선 순위를 정하기 위한 새로운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

 △ESP와 협력강화:위기는 강력한 결집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기업은 벤더와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양사를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는 밀접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관심사에 대해 서둘러 논의하고 담당자 및 벤더와 협력하여 위험부담을 줄여야 한다.

■印 수출업체 피해 최소화 방안은

 인도를 포기하기엔 아직 너무 이르며 프로젝트를 인도 이외의 해외 국가에서 추진하도록 방향을 돌리기 전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최근 인도와 파키스탄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곳은 인도 소프트웨어 수출업체(벤더)들이다. 인도 소프트웨어 관련 업체들을 대표하는 협회인 나스콤(NASSCOM) 관계자는 지난해 78억달러를 기록했던 인도의 소프트웨어 수출액이 “올해 큰 폭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이들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살펴보자.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 활용:고객과의 대화가 역시 중요하다. 벤더는 고객의 걱정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과 일을 처리하는 우선순위와 공정상의 변화를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해야 한다.

 △포괄적인 BCP 개발:인도 국내외에 있는 컴퓨터 시스템의 백업 계획을 세워야 한다. BCP를 자주 재검토하고 그 동안 무시하고 지나쳤던 시스템상의 약점이나 환경 또는 고객 필요의 변화로 인해 개정이 필요한 부분들을 찾아 보완해야 한다.

 △협력: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객들과 함께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고객들이 갖고 있는 새로운 관념을 이해하고 현실을 이들에게 알리기 위한 노력을 하라. 고객들에게 인도 현지에서의 현실을 설명하고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음을 알려야 한다.

 회사로부터 분쟁 발생 지역까지의 거리를 알고 있고 모든 관련 정보를 갖고 있어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의사 결정을 하게 될 것임을 확신시켜 주어야 한다. 고객들이 인도로의 여행을 불편해 한다면 방문연기를 제안하고 다른 방법의 미팅을 시도해본다(예:영상회의 또는 싱가포르·태국·호주 등지에서의 회의).

 △납품 횟수 늘림:코드,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암호 및 문서 등의 지적자산들을 가능한 한 보다 자주 납품해야 한다.

 △프로젝트 재배치 준비:중요한 프로젝트는 인도 외부의 지역에 제한적인 개발 환경을 유지해두고 모든 암호와 액세스 키를 인도 외부의 실무진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프로젝트의 모든 지적 자산을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필요할 경우 다른 프로젝트 팀에 자연스럽게 이관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해외에 투자하고 있는 미국 ESP들과 국경을 초월해 협업하고 있는 기업들은 자사의 미국 법인을 이용해 위험부담을 줄여나가야 한다.

 △나스콤(NASSCOM:National Association of Software and Service Companies)과 협력확대:업계 전체적으로 고객들에게 일관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현 상황과 현재 업계 전체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있는지 솔직 담백하게 설명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임시 취업 비자 확보:가능하다면 당장 필요하지 않더라도 중요한 프로젝트와 관련되어 있는 직원들의 경우엔 비자를 취득해두는 것이 좋다(특히 프로젝트 리더). 현장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도록 미국, 유럽, 또는 기타 아시아 국가로 여행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해두는 것은 ESP의 BCP에서 아주 중요한 일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