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시스템 장애를 일으키며 일본 금융권에 큰 충격을 안겨줬던 미즈호파이내셜그룹이 19일 금융청으로부터 ‘재발방지책 수립’ ‘책임의 명확화’ 등 업무 개선 명령을 받았다. 같은날 미즈호그룹은 주저없이 경영 통합을 추진한 3명의 전 은행장, 시스템 담당이사 등 관련자 120명에 대해 퇴임 및 보수 감액 등 은행 자체 처분을 내렸다.
이로써 은행통합을 앞두고 전산시스템 통합에 대한 은행장의 인식 부족과 각 은행간 주도권 쟁탈전이 낳은 전산시스템 장애는 전 최고경영자와 최고전산책임자가 동시에 퇴임하고 현직 은행장 및 임원들이 적게는 15%에서 많게는 50%까지 3∼6개월간 월보수를 삭감당하는 선에서 일단락됐다.
금융청은 미즈호에 대해 앞으로도 3개월마다 개선 상황을 보고할 것과 또 10월에 있을 점포 통합에 관한 상세한 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등 직접 관리를 강화했다. 금융청 입장에선 더 이상 미즈호를 믿을 수 없다는 표현인 셈이다.
미즈호는 고객에게 불신을 줌은 물론, 내부적으로 임원들이 금전적인 직접적 피해를 보고 금융청으로 강한 통제를 받아야 하는 이중 삼중의 고통에 휩싸여 있다.
여기에다 미즈호는 이번 시스템 장애를 통해 직접적인 경제적 피해를 본 전력·통신업체 등과 협상에 들어가야 한다. 자동이체를 통한 요금 징수가 지연되는 바람에 검침시 영수증을 고객에게 전달하지 못하고 우편으로 보냈기 때문에 그 우편 요금만큼의 손실을 미즈호측에 요구하고 있다.
한 예로 도쿄전력은 시스템 장애 때문에 약 64만건의 영수증을 우송해 우편비용만 자그만치 5000만엔을 소요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인건비도 수백만엔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간사이전력이 약 800만엔, 중부전력이 약 400만엔, 홋카이도전력이 약 100만엔 등 지역별 전력업체들이 피해액에 대한 보상 요구에 나서고 있다.
전산시스템에 대한 몰이해가 가져온 고통은 앞으로도 한동안 미즈호측에 금전적인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도쿄 = 성호철 특파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