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인터넷 기술을 이용한 전화선 기반의 HDTV 주문형비디오(VOD:Video On Demand) 서비스가 세계 처음으로 시도된다.
KT(대표 이상철)는 23일 기존의 HDTV 영상을 전파가 아닌 일반 가입자 전화선과 IP네트워크를 이용해 VOD 방식으로 월드컵 기간 시범적으로 서비스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실시될 경우 가입자는 자신이 원하는 서비스를 언제 어디서나 HDTV VOD서비스를 통해 제공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그동안 HDTV 서비스는 일부 지역에 한정돼 있었고 단방향서비스, 즉 방송서비스에 국한돼 있는데 이번 서비스는 가입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언제 어디서나 제공받을 수 있는 차세대 인터넷 서비스다. 특히 기존 HDTV 서비스를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투자가 필요하고 서비스의 경우도 단계별로 제공해야 하나 이번 서비스는 이미 가설돼 있는 전화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투자가 필요없다. 따라서 서비스의 대중성 확보는 물론 추후 서비스 영역확대 측면도 많은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어떤 서비스인가=한마디로 차세대 인터넷 기반의 서비스다. HDTV의 고화질 영상을 전파가 아닌 일반 가입자 전화선과 인터넷망을 통해 주문형 영상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방송과 통신을 융합한 새로운 서비스 패러다임이라 할 수 있다. KT는 우선 월드컵 기간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 삼성동 국제미디어센터(IMC), 코엑스 KT메가웹 등 3개 지역에서 메트로 DWDM 백본 시연망을 구축해 시범적으로 서비스한다. 이 지역에서는 HDTV로 대변되는 고대역폭 영상을 IP네트워크상에서 끊김없이 서비스할 예정이다. 물론 이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광대역 인프라와 운용기술 및 서비스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번 서비스는 특히 앞으로 HDTV를 포함한 모든 형태의 미디어 서비스가 IP 네트워크상에서 수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존 인터넷서비스와 차이점은=기존 인터넷 기반의 VOD서비스는 300Kbps에서 1Mbps까지 동영상을 지원한다. 따라서 기존의 TV보다 영상이 떨어진다. 또 인터넷 사용자가 많을 경우 자주 끊기거나 속도가 느려지는 등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서비스는 라우터를 채용, 영상신호를 우선적으로 처리해 끊김 현상을 방지했다. 또 가입자 속도를 최대 25Mbps까지 지원해 현존하는 방송영상물의 최대 화질인 HDTV를 VOD로 가능케 했다는 점이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ADSL로는 서비스가 불가능하다. HDTV의 경우 1920×1080의 해상도를 지원하는 등 35㎜ 영화급의 화질을 제공하고 있으나 ADSL은 최대 8Mbps급의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20Mbps 이상의 대역폭을 얻기 위해서는 비대칭 VDSL을 활용해야 한다.
◇과제·전망=일단 VDSL 이상의 망을 깔아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현재 ADSL의 경우 1Mbps 이하인 데 반해 HDTV의 경우 4∼6Mbps급은 돼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 사이버아파트의 경우 VDSL이 우선적으로 들어가고 있는 만큼 이 분야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도 문제다. VOD콘텐츠의 경우 다양화하는 문제도 있으며 저작권이나 판권의 문제도 있다. 가입자가 이를 보기 위해서는 일단 가격이 저렴해야 한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2, 3년 내에 이같은 서비스가 보편화될 것으로 전망해 이 분야 사업의 활성화를 예상하고 있다. ADSL장비·미디어서버·셋톱박스·스토리지 부문이 일차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멀티미디어서비스·게임서비스 등 콘텐츠산업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업계관계자들은 이를 계기로 앞으로 방송과 통신의 융합화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