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해냈다. 얼마나 장하고 가슴벅찬 일인가. 우리 태극전사들이 막강 스페인 함대와의 120분간 혈투 끝에 0대 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대 3으로 이겨 아시아 첫 4강에 오르는 신화를 이룩했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4강 진출의 꿈이었다. 그 꿈을 우리는 단합과 열정, 자신감을 통해 현실로 승화시켰다. 우리는 월드컵 축구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1차 목표를 가볍게 달성했다. 이어 8강을 뛰어넘어 다시 스페인을 물리치고 25일 독일과 결승을 다투게 됐다. 이제 한국은 세계 축구의 변방이 아닌 중심국가로 우뚝 서게 됐다.
8강 진출이 한국 축구사를 다시 쓰게 한 쾌거라면, 이번 4강 진출은 세계를 놀라게 하는 일대 혁명적인 사건이다.
우리는 국민의 에너지를 결집해 4강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내친 김에 25일 준결승에서도 이겨 IT월드컵의 신화를 창조해 주기를 바란다. 국민들에게 또 다시 승리의 기쁨을 안겨주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이번 IT월드컵을 통해 국민들에게 하면 된다는 강한 자신감을 심어주었고 특히 IT분야에서 한국이 선진국임을 전세계에 유감없이 과시하는 성과를 거뒀다.
우리는 축구에서만 승리한 것이 아니다. 그간 국민들이 혼연일체가 돼 이룩한 우리의 첨단 IT기술을 유감없이 보여준 IT월드컵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특히 월드컵 준비와 경기 운영에서도 IT기술을 적용해 IT코리아의 진면목을 과시함으로써 세계인을 감탄시켰다. 개막식에서 첨단 IT기술과 우리의 문화를 접목시켜 미래의 비전을 역동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앞선 우리 IT기술의 발전상을 세계인에게 인식시켰다. 이를 통해 한국의 국가 이미지와 기업들의 제품 브랜드를 높였다. 또한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문화산업의 발달과 함께 전산업의 디지털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들이 기내·공항·숙소·경기장 등에서 초고속 인터넷 디지털TV 3세대 이동통신 기술 등 우리의 IT기술을 체험하고 있다. 월드컵 개최도시에 설치된 10개 IT기술체험관에 하루평균 4350명의 외국인들이 방문했다. 또 첨단 이동전화단말기 2만여대 중 1만9000대가 외국인에게 임대돼 활용되고 있으며 130여개국과 국제 로밍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월드컵 기간중 국제협력도 강화해 지난 1일 한중일 및 호주, 싱가포르 등 25개국 장·차관 및 대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1회 아시아 IT장관회의에서 아시아지역의 정보격차 해소, IT분야에서의 공동협력, 아시아 IT장관회의 정례화 등의 내용을 포함한 ‘서울IT선언’을 채택하기도 했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우리 IT기술의 우수성이 세계에 알려지면서 외국과 전자정부 프로젝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보화 및 IT 제품에 대한 수출상담을 진행중이다. 4강 진출은 이 모든 성과를 더욱 빛내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도 최근 “월드컵대회를 계기로 우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국민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면서 “월드컵대회를 우리의 IT능력을 세계에 보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이제까지 이룩한 자신감과 투혼을 발휘해 준결승전에서도 국민의 에너지를 결집해야 한다. 그리고 월드컵에 보내준 국민의 에너지를 IT산업 발전의 디딤돌로 삼아 IT월드컵에서도 신화를 창조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