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만 살아남는다.’
지난해 정보기술(IT) 불황의 직격탄을 맞아 닷컴업체가 줄줄이 도산한 데 이어 이들에게 웹사이트 구축 및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했던 웹호스팅 업체들까지 최근 극심한 경영난을 견디지 못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다.
24일 C넷에 따르면 지난 1주 동안에도 넷스케이프 창업자 마크 안드레센이 2000년 설립한 웹호스팅 회사 라우드클라우드가 6300만달러에 EDS에 매각된 데 이어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인 인텔도 지난 99년 웹호스팅 사업에 진출한 후 3년 만에 사업부 매각방침을 밝혔다.
또 웹호스팅 사업에서 승승장구하던 엑소더스커뮤니케이션스도 지난해 닷컴 불황의 직격탄을 맞아 파산한 후 최근 영국의 통신업체 케이블앤드와이어리스에 자산을 매각했다.
이 밖에도 올해 들어서만 크고 작은 10여개 웹호스팅 업체가 무더기로 문을 닫았으며 하반기에도 이와 비슷한 수의 웹호스팅 업체의 파산이 줄을 이을 것으로 관련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시장조사회사 오범의 애널리스트 마크 제이콥슨은 “최근 웹호스팅 사업에서 도산하는 업체들은 대부분 ‘묻지마식’ 인터넷 투자가 극성을 부리던 2000년 이후에 이 사업에 진출했던 공통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만큼 웹호스팅 사업에 대한 준비가 충분치 못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특히 이들이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웹호스팅 사업이 IT 전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과 대규모 투자를 동시에 필요로 하는 틈새시장이라는 사실을 간과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두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고 있는 IBM과 EDS, 엑센터 등 IT 서비스 업체가 여전히 웹호스팅 사업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앞으로 웹호스팅 사업은 이들 IT 서비스 업체와 초고속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통신업체들을 양대 축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포레스터리서치는 올해 전 세계 웹호스팅 시장이 56억달러를 기록한 후 매년 40%씩 성장해 오는 2006년에는 시장규모가 300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