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컵`은 누가 거머쥘까?

 “파워컵(콤) 누구 손에 들어가나.”

 지난 21일 파워콤 지분매각 입찰서 제출이 마감된 가운데 파워콤을 놓고 벌이는 매각전의 최종 승자가 누구일까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단 데이콤과 하나로통신의 양자대결 구도로 치닫는 파워컵(콤) 지분입찰 결승전의 관전 포인트는 두 팀의 감독인 박운서 부회장과 신윤식 사장의 행보라고 말한다. 사실상 이번 파워컵 결승전은 박 부회장과 신 사장이 스태프들을 제치고 진두지휘하는 양상으로 전개되기 때문이다.

 데이콤의 박 부회장은 21일 입찰서를 낼 때 손수 입찰가를 쓰고 직접 봉인할 정도이며, 하나로통신의 신 사장 역시 모든 조건을 꼼꼼히 챙길 정도로 자신의 결정으로 입찰전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구나 이들 두 사람은 파워컵의 주인공이 왜 자사여야 하는 지에 대한 논리개발은 물론 통신시장 역학구도에 대한 이론적인 공부에도 열심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 부회장과 신 사장은 이번 파워컵전의 결과여부에 따라 향후 지휘봉을 계속 잡을 수 있는지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나아가 이번 입찰전 여부에 따라 제3세력의 리더로서 주도권 행사에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은 고도의 심리전을 포함해 총력전을 펼치다시피하고 있다. 두 회사는 이달 초부터 파워컵 주인으로서의 자사의 당위성에 대한 치열한 논리싸움을 벌인 바 있다.

 이 와중에서 파워컵전 결전을 앞둔 지난주 말 두 사람이 회동을 했다는 사실이 시선을 끌고 있다. 비록 유선사업자들과의 골프회동이라는 점 때문에 자세한 얘기를 나누지는 못했다 하더라도 상대팀의 의지를 읽어내기에는 충분한 시간으로 보고 있다. 다른 유선사업자 역시 자연스런 회동을 통해 입찰전의 향배와 관련, 치열한 득실계산을 따져봤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이는 어느 컨소시엄을 선택하느냐 혹은 아예 뒷짐을 지고 있느냐에 대한 선택의 문제도 포함돼 있다.

 이와 관련, 참석사 관계자들은 “자리가 자리이니 만큼 파워콤에 대한 얘기는 일절 나오지 않고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골프를 즐겼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회사 사장도 “세상 돌아가는 얘기만 나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 부회장과 신 사장이 한팀에서 티업을 한 이상 자연스럽게 얘기가 나왔을 가능성과 보다 진전된 내용이 나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이들은 두 회사 대표 이외에도 파워콤·두루넷·온세통신 등 모두 5개사의 대표다.

 이에 대해 이날 참석한 회사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치열한 논리싸움과 세 싸움을 벌여왔지만 이들 회사 모두 제3세력으로서 뭉쳐야 될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심전심의 대화가 오갔을 가능성도 있다”며 “현재로선 가능성이 다소 떨어지기는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공동우승(그랜드 컨소시엄)에 대한 가능성도 타진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