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이동통신 업체들이 ‘멀티미디어 메시징 서비스(MMS)’에 승부를 걸었다.
25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http://www.ft.com)에 따르면 지난 3월 노르웨이의 텔레노어가 유럽 최초로 MMS에 돌입한 가운데 독일의 T모바일, 영국 보다폰이 요금을 인하, 시스템간 호환성 개선 등을 통한 가입자 확보에 전념하고 있다.
업체들은 휴대폰으로 문자는 물론 사진·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파일을 주고받을 수 있는 MMS가 조만간 단문 메시징 서비스(SMS)를 제치고 주력 데이터 전송서비스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들은 특히 3세대(3G) 라이선스 확보 및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이미 수십억달러를 투자한 상태여서 MMS를 3G로 나아가기 위한 수익원으로 잡고 있다.
2.5G인 MMS는 더 이상 투자없이 이미 구축한 인프라만으로도 서비스가 가능하고 e메일·쇼핑·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어 향후 모바일 데이터 전송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MMS시장에 대해 도이체방크의 애널리스트 라우리 로젠달은 “내년 말 대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고 보다폰의 줄리언 호른 스미스 최고경영자(CEO)도 “향후 5년 안에 SMS시장을 능가할 전망이다. 보다폰의 경우 SMS 매출이 이미 10%대로 떨어진 상태”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싼 서비스 요금과 단말기 가격, 시스템간 호환성 부족 등이 서비스 확산의 장애물이 되고 있어 업체들은 이의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고가의 서비스 요금과 관련, 텔레노어가 시장에서 가장 신속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메시지 1건 전송에 10크로네(1.3달러)를 받고 있는 이 회사는 이 요금이 SMS에 비해 10배 이상 높아 소비자들의 접근을 가로막고 있다고 보고 이른 시일안에 요금을 인하할 계획이다.
영국에서 월 20파운드(29달러)를 받고 350장의 사진을 전송중인 T모바일 역시 가격이 높다고 보고 요금인하를 추진하고 있으며 독일에서 사진 한장당 39센트에 전송하고 있는 보다폰도 요금을 인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업체들은 단말기 보급도 중요하다고 판단, 보조금 지급을 통해 소비자 부담 줄이기에 나섰다.
노키아의 MMS용 휴대폰 ‘7650’으로 서비스에 나서고 있는 보다폰은 제품가격이 700∼800유로(660∼750달러)로 기존 제품에 비해 비싸다고 보고 보조금을 지급해 소비자들의 부담을 3분의 1로 줄여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이 역시 기존 휴대폰에 비해 훨씬 높은 가격이어서 향후 다양한 방안을 통해 가격을 더 낮춰간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가입번호를 가진 사용자와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어야만 서비스 확산이 가능, 이통업체들은 시스템간 호환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ABN암브로의 애널리스트 제이미 마리아니는 “모바일 부문에서는 항상 도입초기 신기술 확산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소비자들의 이용이 대폭 떨어진 WAP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서비스 업계나 단말기업계를 막론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