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IT업체들이 표준제정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이에 따라 통신장비를 비롯한 정보기술(IT) 기기분야에서 중소전문업체들의 입지가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표준제정만 전담해온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사무총장 임주환)는 기업들이 연구단계에서부터 표준화 작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표준제품 시험인증 사업(ION2002)을 강화한다고 26일 밝혔다. TTA는 이를 위해 지난해까지 시연회와 워크숍을 함께 개최하던 ION(Interoperable Open Network) 사업을 전문화된 형태의 상호운용성 시험평가로 집중하고 운영기관도 IT시험연구소가 전담하는 형태로 개편했다.
시험인증사업 활성화에 따라 기업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의결권이 주어지는 표준제정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돼온 중소전문업체들이 표준제정 전단계부터 IT기기의 상호운용성을 확보, 개발제품의 시장진입이 보다 용이해질 전망이다.
TTA는 지난해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시험평가 기능 및 인원을 넘겨받아 설립한 IT시험연구소(소장 최정열)를 중심으로 전문화된 형태의 상호운용성 시험평가를 표준제정 전단계부터 실시하는 한편 평가결과의 실효성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IT시험연구소는 먼저 오는 7월 1일부터 17개 중소업체를 대상으로 음성데이터통합(VoIP)의 핵심기술인 SIP장비와 H.323장비의 업체간 상호운용성 시험을 2주에 걸쳐 실시하는 한편 연말까지 IPv6, 디지털데이터방송, 무선랜(LAN) 등 유망기술 분야에 대한 상호운용성 시험평가를 차례로 실시할 계획이다.
또한 이와는 별도로 운영중인 디지털방송시험센터의 장비를 확충, SD급 디지털방송 시험 등 기존의 기능에 더해 HD급 지상파 셋톱박스의 테스트베드를 8월 초까지 설립하고 디지털 케이블TV, 애플리케이션·콘텐츠·소프트웨어 등의 테스트 베드도 내년 초까지 완비할 방침이다.
IT시험연구소는 시험평가 결과의 효력을 해외 시장으로 확대하기 위해 유럽·미국·중국·일본 지역의 평가기관과 상호협력 협정을 맺고 장비 및 단말기 업체의 수출을 용이하게 한다는 전략이다. 미국·유럽 지역의 이동전화단말기 시험평가 기관들과 제휴를 추진, 실사를 받기 위한 장비와 실적을 확보하는 한편 중국의 통합강제인증(CCC)제도와의 상호인정협정(MRA)도 추진중이다.
아울러 일본의 전신전화기술위원회(TTC)·전파산업협회(ARIB), 중국의 중국통신표준조직(CCSA) 등 표준기관 산하 시험연구소와도 인증공유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할 방침이다.
최정열 IT시험연구소장은 “IT시험연구소의 기능이 본격화되면 표준제정 이전 단계에서 업체간 정보교류를 통한 사전조율이 활성화돼 적극적인 의미의 표준화를 추진할 수 있으며 상호운용성 시험을 통해 표준에서 다루지 못하는 세부사항들을 조율, 표준의 실질적인 의미가 커진다”며 “표준제정에 그치던 TTA의 역할이 확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