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중국의 반도체 시장 기상 전망이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주요 반도체 업체의 CEO들이 일본 시장은 불황이 지속되는 반면 중국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을 이룰 것이란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것.
실리콘스트래티지스에 따르면 NEC의 회장인 사사키 하지메는 최근 뉴올리언스에서 개최된 39회 설계자동화콘퍼런스(DAC) 기조연설을 통해 “최근의 경기침체는 메모리에 국한됐던 이전의 경우와는 달리 광범위한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반도체 시장이 최소한 2003년까지는 회복되기 어렵고 어쩌면 2004년에도 회복을 바라기 힘들 것”이라고 말해 일본 반도체 업체들이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음을 시사했다. 실제 일본의 5대 반도체 업체들은 모두 불황극복을 위해 메모리 분야에서 발을 빼고 시스템온칩 분야로 눈을 돌리는 상황이다.
사사키는 특히 “일본은 1억2000만명의 인구를 갖고 있는데 비해 13억 인구의 중국은 새 전자제품을 구매할 능력을 갖춘 3억명의 인구가 있다”며 “수요는 젊은이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달려있는데 최근 중국 젊은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하기 시작했다”며 중국 시장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사사키에 앞서 인텔의 CEO인 크레이그 배럿도 일본 반도체 업체 중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은 2, 3개뿐이며 앞으로 2년내에 중국의 반도체 시장이 일본 시장의 규모를 앞지를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사사키는 “시장의 동요를 견뎌낼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만 한다”며 “PDA 등 급부상하는 무선 모바일 디바이스가 일본 시장을 침체로부터 벗어나도록 할 것”이라며 일말의 기대를 내비췄다.
한편 11월 반도체 부문 분사 계획과 관련, 사사키는 “구조조정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분사된 회사를 공개할 시점을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