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파워콤의 전략적 지분매각 입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다음달 4일로 일주일 연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연기배경과 함께 파워콤 민영화 성사여부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다시 쏠리고 있다.
파워콤의 지분매각에는 당초 입찰참가 의향서를 제출한 온세통신이 빠지고 데이콤·하나로통신·두루넷 등 3개 그룹군이 입찰에 참여했다. 외국계 투자그룹 중 CDP·SAIF는 데이콤과, AIG·EMP는 하나로와 각각 컨소시엄을 통해 참여를 확정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참여의사를 접은 온세통신과 신한맥쿼리·칼라일 등의 기업이 이들 컨소시엄에 참여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그러나 한국전력은 당초 27일 발표하기로 했던 파워콤 매각입찰 우선협상대상자를 응찰업체와의 가격조건 등 이견이 많다는 이유로 일주일 후인 다음달 4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물론 한전측은 당초 계획한 대로 7월 중 최종 매각계약을 마무리하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한전측의 발표에 대해 예견된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응찰업체가 제시한 가격조건과 매각 주체인 한전측이 희망하는 매각가에 차이가 컸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업계 주변에서는 하나로와 데이콤 컨소시엄이 1만∼1만5000원선을 제시한 반면 한전측은 2만∼2만5000원선을 기대하고 있다는 소문이 한때 돌았다. 이 같은 가격에 대한 이견을 쉽게 좁힐 수 없으리라는 전망을 들어 업계 주변에서는 유찰설도 나왔다. 물론 이 같은 어두운 전망은 지금도 유효하다.
이와 함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의 자금조달계획을 포함한 사업계획서에 대한 검토도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주일이라는 한정된 기간 내에 이 같은 계획을 점검하기에는 무리라는 게 한결같은 시각이다. 물론 현금으로 내도록 돼 있는 입찰보증금 문제도 걸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3개의 응찰사 중 일부는 입찰보증금을 내지 않은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매각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우선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를 유보한 것이 아니라 연기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유보’라는 표현이 지극히 불투명하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반면 ‘연기’했다는 것은 단순히 시간을 뒤로 미룬 것에 지나지 않다는 것이다. 더구나 한전측도 언론을 통해 응찰가격을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고 이에 따른 가격차를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므로 일주일 연기라는 표현은 사실상 가격차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어쨌튼 한전측이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연기한 것은 가격에 대한 응찰업체와의 이견이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정부의 민영화 방침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한전측의 그동안의 ‘노력’을 들어 파워콤 지분매각에 대한 성공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업계는 특히 한전측이 다음달 중 최종 매각계약을 마무리하겠다는 당초의 계획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밝힌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