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섭 사이어스 사장
게임 퍼블리싱이란 단어 그대로 번역하면 게임을 출판한다는 뜻이다. 쉽게 말해 책을 출판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책을 출판하기 위해서는 우선 작가가 만들어낸 콘텐츠를 출판사가 원고료를 주면서 판권을 가져오게 된다. 판권을 가져올 때 소정의 금액을 주고 판매량에 따라 수익을 배분하거나, 형태와 판매량에 상관없이 원고료를 주고 콘텐츠를 구입해 출판사가 판매한 금액 전액을 취하기도 한다. 또 출판사는 책을 잘 판매하기 위해 책에 대한 여러가지 방법의 홍보를 동원하고 유통사와의 계약을 통해 책 판매를 극대화하려고 한다.
게임 퍼블리싱도 이와 유사하다. 퍼블리싱업체가 콘텐츠(게임)의 판매권한을 가져와 게임이 잘 팔릴 수 있도록 마케팅과 홍보를 해 수익화하고 수익이 발생하면 퍼블리싱업체가 수익을 다 가져가든지, 아니면 콘텐츠(게임)업체와 수익을 분배한다고 보면 그 의미 파악이 쉬울 것이다.
최근 게임업계를 보면 퍼블리싱이라는 비즈니스가 상당히 각광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굴지의 대기업 및 대형 온라인 개발사 등 여러 회사들이 퍼블리싱 비즈니스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왜 나타나는가.
국내 게임산업은 이제까지 게임개발업체 중심의 시장이었다. 그러나 게임업계에는 적자생존의 법칙이 너무나 잘 적용된다. 수많은 게임사들이 그 많은 게임을 출시하지만 그 가운데 살아남는 게임은 불과 몇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따라서 게임개발사는 자사 게임의 성공 여부에 따른 리스크를 고스란히 짊어지고 가야 했다. 이런 위험 부담을 덜고 또 직접 게임을 개발하지 않더라도 타사의 경쟁력 있는 게임을 가져와 유통, 배급하는 비즈니스만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이 생겨났다. 유통의 개념에서 출발한 회사가 여러가지의 게임 판권을 소유하다보니 게임사와 보다 밀접한 관계를 맺고 단순한 판매 차원을 넘어 마케팅과 홍보를 지원하면서 퍼블리싱 비즈니스로 발전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게임 산업이 급성장을 하는 과정에서 자연히 산업 자체가 세분화되고 전문화되는 과정인 셈이다.
결과론적으로 게임개발사는 마케팅·홍보·유통 등 일련의 과정에 쏟아붓던 주의를 게임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그 이후는 좋은 게임 퍼블리셔를 만나 게임을 성공리에 상용화하는 것이겠다.
그렇다면 어떠한 퍼블리싱 업체가 좋은 업체인가.
첫째 퍼블리싱업체는 좋은 게임을 발굴할 수 있는 안목을 지녀야 한다. 게임 성공의 가장 큰 기본 요소는 역시 경쟁력 있는 게임 콘텐츠다. 하지만 좋은 게임을 발굴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는 모두가 동감할 것이다. 철저한 분석을 통해 게임의 오락성, 네트워크 안정성, 그래픽 등을 통해 성공 여부를 점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다양한 마케팅 채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국내의 게임시장은 포털을 이용한 마케팅 방안과 PC방을 이용한 방안이 있을 것이다. 이 두 가지 채널을 잘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퍼블리싱 업체가 개발사를 거쳐 출발한 경우인지와 유통을 근간으로 출발한 업체인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두 가지 경우에 각각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개발된 게임에 따라 어떠한 퍼블리싱 업체와 협력해야 할지가 정해진다고 볼 수 있다.
셋째 게임 개발사가 좋은 환경에서 게임을 개발·서비스할 수 있는 환경을 지원해주는 것도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게임이 잘 구현되기 위해 필요한 하드웨어·전용선·자금 등의 지원 등 다각적인 지원이 가능한지를 따져볼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좋은 게임퍼블리셔란 이런 요소를 고루 안배하고 기획할 수 있는 게임에 대한 노하우가 쌓인 인적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다행이 최근 국내에는 좋은 프로그램을 통해 게임사를 돕겠다는 퍼블리셔가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바라건대 게임을 개발하는 업체는 갈수록 좋은 환경에서 게임을 개발하게 될 날이 멀지 않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