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ISP업계 재편이 일단락된 가운데 최근 일본내 전문지 등을 통해 2개 주요 ISP 업체가 사업을 강화한다는 같은 취지의 기사가 같은 날 나와 관심을 끈다.
일본 ISP업계는 NEC가 주도하는 최대 ISP연합군, 통신업계 거인인 NTT가 버티고 있는 ‘OCN’, 단일업체로는 최대 회원수를 자랑하는 후지쯔의 ‘니후티’, 아직 어느 진영에도 참여하지 않고 관망하고 있는 소니의 ‘소넷’ 등으로 재편돼 있는 상황이다. 특히 소니가 ‘니후티’ 인수를 타진하다 지난달 초에 협상이 결렬된 후 각 사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돼 있는 상태여서 더욱 흥미롭다.
일본내 IT전문 일간지인 니혼코교신문과 닛케이산교신문은 지난달 27일 각각 ‘NEC, ISP 사업 강화’ ‘ NTT컴의 OCN 콘텐츠서비스 확충’이라는 제목하에 1면과 해당면 머리기사로 크게 다뤘다.
니혼코교신문에 따르면 NEC는 자사의 ISP인 ‘바이글로브(BIGLOBE)’를 강화하기 위해 보안서비스 확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업무 소프트웨어 판매업체인 인터콤과 제휴를 통해 오늘부터 컴퓨터 바이러스 침입을 막는 전용 소프트웨어를 유료 배포한다. 이번에 판매되는 제품은 인터콤이 판매하는 한국제 컴퓨터바이러스대책 소프트웨어인 ‘네트PC카드’다. 또한 오는 15일부터는 전자인증시스템 운영 및 컨설팅 업체인 일본 베리사인과 공동으로 전자메일의 암호·복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일본내 ISP업체 중 최초다.
닛케이산교신문에 따르면 NTT커뮤니케이션스(NTT컴)는 ‘OCN’을 통한 콘텐츠 서비스 확충에 적극 나선다. 초고속인터넷망 보급에 따라 동영상, 음악 등 콘텐츠 제공이 수월해져 이를 통해 콘텐츠사업을 주요 수익원으로 정착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오는 5일부터 콘텐츠열람전용 포털인 ‘엔조이 OCN’을 개설하고 지금까지 분산돼 있던 약 3천여개의 콘텐츠를 일원화시킨다. 아직까지는 OCN 회원만을 대상으로 제공되지만 올 가을께부터는 다른 ISP 이용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무기로 내년 3월까지 100만명의 회원을 신규로 획득한다는 전략. OCN은 올 3월 말 현재 접속회원수 약 340만명으로 일본내 3위다.
격화되는 접속요금 인하경쟁으로 점차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일본 ISP시장에서 두개 그룹이 각각 보안, 콘텐츠 강화를 무기로 들고 나온 셈이다. 향후 이들에 대응해야 하는 후지쯔의 ‘니후티’, 소니의 ‘소넷’의 움직임이 더욱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도쿄=성호철특파원 sunghochul@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