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업 디지텔의 부도에 따라 지난 5월 말로 인터넷전화서비스를 중단한 앳폰텔레콤(대표 이종석)의 서비스 재개가 어려울 전망이다.
앳폰텔레콤 관계자는 “3, 4개 협력업체와 가입자·장비·서비스사업 등을 인수하는 협상을 벌였지만 케이블방송사업자(SO)인 큐릭스를 제외한 나머지는 결렬됐다”고 최근 밝혔다.
그러나 큐릭스 관계자는 “논의를 해본 결과 인터넷전화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것이 사업의 성격에도 안맞고 전국 서비스를 하는 데 따른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했다”며 “인수의사가 없는 것으로 봐달라”고 말해 앳폰텔레콤의 가입자를 떠안을 사업자가 없는 상황이다.
별정사업자의 등록 및 취소를 담당하는 서울체신청은 늦어도 다음주 중 서비스중단에 대한 시정명령을 내리고 한달동안 재개하지 못할 경우 등록을 취소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소비자 피해는 어떻게=앳폰텔레콤(이하 앳폰)의 가입자는 약 1만2000명으로 추산된다. 앳폰의 등록이 취소되면 가입자들은 20여만원을 들여 구입한 단말기가 고철이 돼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하지만 일부 피해금액은 보상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현행제도는 사업자 등록시 선납비용(설비비·가입비·선납금 및 일체비용)의 20%를 보증보험에 가입하도록 하고 있다. 체신청 관계자는 “가입자가 서비스를 받기 위해 가입비나 설치비, 단말기 구매비용 등을 반드시 납입해야 한다는 법무적인 요소가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해 보증보험에서 피해보상을 하게 돼 있다”며 “등록취소 후 2개월 동안 피해사항을 등록받아 보상하는 절차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가 책임져야=인터넷전화 업계에는 앳폰의 서비스중단 사태를 업계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인터넷전화에 대한 불신을 막자는 의도다. 새롬기술은 최근 앳폰 총판과 대리점을 대상으로 가입자 인수에 나섰다. 새롬기술측은 “서비스제공자를 잃은 대규모 고객을 흡수하고 인터넷전화사업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가입자를 인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앳폰의 단말기와 타 사업자의 장비는 서로 호환이 안돼 앳폰 가입자들은 새로 단말기를 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사업자들이 앳폰의 가입자들에 대해 관심을 두면서도 단말기 임대 및 분납청구 등 유인책 마련이 어려워 망설이고 있다. 아이투라인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인터넷전화 업체에 앳폰 가입자 인수요청이 있었지만 가입자가 단말기를 새로 구입해야 하는 상황이라 가입자들이 그대로 따라올지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단말기 호환성 확보가 숙제=앳폰사태로 불거진 인터넷전화서비스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서는 사업자격을 강화하고 보증보험 비용을 올리는 등의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서비스사업자별로 단말기가 서로 호환이 안된다는 점이다. 코스모브리지 김헌 팀장은 “펌웨어를 교체하지 않고서는 단말기간 호환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일반전화를 대체할 만한 파급력을 갖기 위해서는 단말기간 호환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표준화기구인 정보통신기술협회(TTA) 성종진 테스트베드 운영팀장은 “단말기와 장비간 호환을 위한 표준을 따르더라도 표준이외의 선택항목에서 업체간 다른 방식을 사용하므로 호환이 잘 안되고 있다”며 “선택항목까지 맞춰 호환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업체간 상호운용성 시험을 거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