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제타넷은 글로벌 전자상거래 표준체계의 귀족이다.”
전자업종 전자상거래 국제표준이 유력시되는 ‘로제타넷’을 두고 최근 삼성전자 내부에서 나온 발언이다. 이는 로제타넷이 사실상 전자업계 글로벌 전자상거래 표준임을 인정하면서도 인프라 구축과정에서 적지않은 투자비용이 들어 대다수 기업의 적용이 아직은 무리라는 입장표명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발언은 삼성전자가 사실상 국내 로제타넷 활동을 주도해온 기업이라는 점에서 로제타넷을 준비하는 국내 전자업체들의 우려를 가중시키기에 충분하다.
삼성전자 측은 “로제타넷은 자체 프로세스 자동화와 함께 파트너 역시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는 점에서 해외 거래처와의 빈번한 거래가 필요한 글로벌기업에는 절실한 인프라”라면서도 “아직은 글로벌 귀족들의 잔치인 것 같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로제타넷에 관심을 보여온 전자업계는 “삼성조차 힘에 부치는 일을 우리가 어떻게 하겠느냐”며 “지난해까지 로제타넷 전도사 역할을 하던 삼성전자가 자신만의 잔치로 슬그머니 발을 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입장 선회 모습은 실제 로제타넷 활동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까지 로제타넷코리아 위원장회원사였던 삼성이 올들어 위원장 자리를 내놓고 활동을 슬그머니 중단한 것이 그 대표적 사례다. 급해진 로제타넷코리아 측과 운영기관인 한국전자산업진흥회가 나서 현 진흥회 부회장을 위원장으로 임명했지만 회원사들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게 반감된 것은 물론이다.
로제타넷 코리아의 한 회원사 관계자는 “국내에서 로제타넷이 큰 관심을 모았던 것은 전적으로 삼성전자의 활발한 활동 때문이었다”며 “당장이라도 로제타넷을 도입하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것으로 홍보하던 삼성전자가 이제와서 귀족들의 잔치라고 입장을 바꾼 것은 유감이다”고 지적했다.
로제타넷은 전세계 1000여개 기업들에 의해 구현되고 있는 표준 프레임워크다. 국내 수출의 30%를 상회하는 전자산업에서의 적용 필요성은 두말할 나위없는 현실이다. 삼성전자의 귀족 발언은 그래서 유감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