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퓨터시장에서 클러스터 방식이 점차 위력을 더해가고 있다.
2일 뉴스팩터(http://www.newsfactor.com)에 따르면 지금까지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하는 고성능(하이 퍼포먼스) 컴퓨팅 시장에서 대형 병렬 프로세서(MPP:massively parallel processor) 방식이 일반적인 승자였지만 점차 클러스터 방식의 슈퍼컴퓨터들이 날로 세력을 더해 가고 있다. MPP 방식은 다수의 고성능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수백개, 혹은 수십만개 연결, 다중처리를 해 시스템의 성능을 높인 것인데 테니스장 크기만한 시설들을 여러개나 필요로 하는 것이 단점이다. 이에 반해 클러스터 방식은 여러개의 개별 시스템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하나의 병렬처리 시스템처럼 활용한 것인데 여러대의 PC를 하나로 연결해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구현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주 발표된 ‘2002년 상반기 슈퍼컴퓨터 상위 500대’ 리스트를 살펴보면 클러스터 방식 시스템은 16%를 차지했는데 이는 지난해 11월 공개된 리스트(2001년 하반기 슈퍼컴퓨터 상위 500대)보다 거의 두배나 많아진 실적이다. 가장 유명한 클러스터 슈퍼컴퓨터인 IBM의 인텔 기반 ‘넷피니티’ 83대를 비롯해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에 설치돼 있는 AMD 리눅스 클러스터 슈퍼컴퓨터 등이 지난주 공개된 리스트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시장조사기관인 아베르딘 그룹의 리서치 이사 빌 클레이브룩은 “현재 하이 퍼포먼스 컴퓨팅 영역 중 약 80%가 리눅스 클러스터나 IBM 클러스터, 혹은 다른 클러스터를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뿐만 아니라 조만간 대부분의 하이 퍼포먼스 컴퓨팅 시스템들이 클러스터 컴퓨팅, 특히 리눅스 기반의 클러스터를 필요로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하지만 클러스터 컴퓨팅은 아직 낮은 레이턴시를 요구하는 애플리케이션들과 제대로 작동이 안되는 단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IBM의 제품 매니저 바버라 버틀러는 “클러스터 컴퓨터로의 전이 작업은 우리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며 “막대한 업무량(워크로드) 처리를 위해 대형병렬, 고가용성(하이 스켈러블버)을 중심으로 설계된 ‘RS-6000SP’ 시스템보다 앞으로는 클러스터 기반으로 설계된 표준 ‘P시리즈’ 서버를 더 제공하려는 것이 IBM의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크레이의 하이 퍼포먼스 컴퓨팅 솔루션 이사 우이니 쿠겔은 “아직까지 슈퍼컴퓨터 톱500을 지배하는 것은 대형 병렬프로세서”라고 전제하며 “클러스터 시스템과 대형 병렬 시스템간의 차이는 특별한 문제를 처리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