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테크노파크의 역할

 ◆송택렬 안산테크노파크 사업본부장·한양대 교수

 

 지식, 정보, 인적자원 및 혁신문화가 강조되는 지식기반경제시대의 기업활동은 산업의 집적화(클러스터링)를 통해 기업이윤을 증진시킬 수 있는 공감대의 확산으로 산업 클러스터 조성이 강조되고 있다.

 석유화학·철강·조선 등 중공업이 산업의 근간을 형성한 시기에는 산업입지로써 공업단지가 산업의 클러스터 역할을 해 왔다. 60∼70년대에 조성된 임해·여천·구미·울산공업단지를 예로 들 수 있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산업단지의 경쟁력도 연구개발(R&D), 창업, 제품 및 기술혁신 등 관련기능의 네트워크 형성으로 변화했다. 이러한 변화에 맞게 형성된 새로운 산업 클러스터로는 대만의 신주과학산업단지, 일본의 테크노폴리스, 중국 상하이의 푸둥지구와 지난 97년부터 정부주도로 조성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테크노파크를 예로 들 수 있다.

 대만의 신주과학산업단지는 정보산업을 중심으로 생물공학 등 미래형 신산업으로 대만의 첨단산업 발전을 선도하고 있으며, 일본의 테크노폴리스는 구조적 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의 다른 지역보다 공업생산액 성장률이 약 2배 이상 상회하고 있다. 또 상하이 푸둥지구도 많은 기술·기능인력의 결집과 높은 매출액·수출액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테크노파크는 지역내 굴지의 대학들이 참여기관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파일런 플랜트, 임대공장, 연구소, 벤처빌딩 등 하드웨어적인 인프라와 대학·기업·연구소·정부와 다양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정보화, 마케팅, 장비 공동활용, 인력 풀 구성, 지역내 R&D 및 혁신 지원기관과의 연계, 전시회 참가 등 기업이 필요로 하는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아울러 기업과 관계기관간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촉진제 역할, 창업보육 이후 기업이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는 이른바 포스트창업보육센터(post-BI) 육성 프로그램 개발, 마케팅, 법률, 특허, 생산 및 R&D 등 적절한 아웃소싱이 될 수 있는 종합서비스 제공을 통해 지역내 산업의 기술혁신 주체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테크노파크는 지역별로 전략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지역특화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으며, 기술혁신의 하부구조인 대학·연구소와의 연계기능을 강화한 입주기업의 혁신역량 제고를 위해 단지 운영의 소프트웨어를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특화분야의 기술적 문제점 해결을 위해 연구센터를 중심으로 연구인력·장비가 형성되고 이와 연계된 산업체들이 다수 입주,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또 기업의 대외활동을 위해서 테크노파크가 구축한 인프라를 이용해 효과적인 지원을 하게 되어 산업활동의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기업의 부족한 기초기술 해소 및 기술혁신과 기술융합을 통한 새로운 제품의 생산 및 시장선점의 중요성이 날로 증가하고 있고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한 R&D, 창업, 생산, 마케팅 등이 일괄적이며 동시에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대학은 우수한 인력자원 및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지만 산업생산으로 쉽게 이어지지 못하고 있고 기업은 여러 분야의 기술을 융합한 새로운 제품 개발능력, 즉 연구인력과 장비 및 자금 등이 부족하다.

 연구개발에서 마케팅까지의 시간단축이 요구되는 미래의 시장상황을 예견할 때 국내에서도 이러한 산학의 연결을 효과적이며 편중성 없이 수행할 수 있는 구심적인 기관은 절대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테크노파크가 시기적인 요소나 조성목적, 수행중인 역할을 고려할 때 이러한 기능에 가장 근접한 기관으로 판단된다. 또 장래에는 지역에 산재한 기업지원기관의 활동을 효율적으로 연계하여 중복투자를 최소화하고 지원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는 지역혁신시스템의 중추(허브) 역할을 테크노파크가 수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