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업체들이 중국시장 본격공략에 나섰다.
LG필립스LCD가 내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TFT LCD모듈 공장 건설에 나섰고, 삼성전자도 TFT LCD모듈 공장 설립계획을 구체화하는 등 중국진출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정보전자소재 사업은 1등이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 미래 핵심사업으로 성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기술변화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통해 새로운 제품을 먼저 출시하면서 시장을 리드하는 1등 기업이 돼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조만간 세계 최대 LCD 수요 및 공급 국가로 부상하게 될 중국에서 일본·대만 업체들과 당당히 시장선점 경쟁에 나서는 등 국내 TFT LCD업체들이 코리아의 이름을 한껏 높여가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다.
중국이 세계 TFT LCD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세계시장 진출의 교두보인 중국은 IT붐과 지속적인 경제성장으로 인해 TV·컴퓨터 등 디스플레이 전방산업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세계 최대의 디스플레이 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일본·대만의 주요 LCD업체들이 중국으로 몰려가고, 우리가 TFT LCD업체의 중국시장 진출을 환영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일본·대만의 주요 업체(LG필립스디스플레이·삼성SDI·CPT 등)들이 중국에서 TV용 CPT와 모니터용 CDT를 대량 생산하는 등 공급측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엄청나다. 첨단산업 생산기지의 중국이전을 꺼려온 세계 각국이 위험부담을 감수하면서 앞다퉈 중국시장 진출에 나서는 것도 결국은 엄청난 시장이 주는 유혹을 뿌리치는 것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부품업체와의 동반진출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국내 TFT LCD업체들과 동반진출하게 될 백라이트유닛(BLU)·도광판·램프 등 핵심부품 공급업체들이 어떻세 활동하느냐에 따라 가격경쟁력 제고는 물론 부품의 세계화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갈 길은 아직 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선점인데 국내 업체들은 이런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익히 잘 알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히타치·AUO·CPT·한스타·퀀타·치메이 등 이미 일본과 대만의 경쟁업체들은 중국에 생산라인을 구축, 가동중이거나 공장설립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국내 업체들에 모든 것이 불리한 상황은 아니다. 막강한 생산능력과 높은 지명도는 그 어느 기업보다 앞서 있는 우리 기업만의 자랑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의 저렴한 노동력을 최대한 활용하고, 납기·품질관리·AS 등 현지 고객에 대한 대응력을 높여 나가면 일본이나 대만 LCD업체들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고 본다.
아울러 고객만족도를 지속적으로 높여나가는 한편 2002 한일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로 세계시장에서 위상이 높아진 ‘코리아(KOREA)’ 브랜드의 이미지를 중국시장에서 이어나갈 수 있도록 브랜드 마케팅을 더욱 강화해 나가면 중국시장 선점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본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현지화다. 제품 설계부터 연구개발, 가공 생산, 판매, 애프터서비스 등까지 모든 것을 중국 현지에서 자체 해결할 수 있도록 현지화 전략에 만전을 기해야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