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세계적인 정보기술(IT) 불황에도 불구하고 매달 450만∼500만대의 휴대폰이 판매되고 있는 중국 시장의 약 90%를 독차지했던 모토로라와 노키아, 지멘스 등 외국 기업들의 독주에 급제동이 걸렸다.
로이터통신은 시장조사 회사 가트너그룹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 올해 총 6900만대(125억달러)로 예상되는 중국 휴대폰 시장에서 TCL과 차이나케지안 등 중국 휴대폰 업체들의 점유율이 지난해 10%에도 못 미쳤으나 올해에는 15∼20%까지 껑충 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중국 휴대폰 시장에서 노른자위를 차지했던 미국 모토로라(시장점유율 30∼32%)와 핀란드 노키아(25∼27%), 독일 지멘스(13∼14.5%) 등 3대 메이저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대부분 하락할 것으로 점쳐졌다. 특히 독일 지멘스의 점유율은 지난해 5월 14.5%에서 최근 8%대까지 폭락해 3위 자리를 한국의 삼성전자에 물려주었다.
중국 이동통신협회(CMCA) 첸유지안 사무국장은 “TCL을 비롯한 중국 업체들이 지난 99년 휴대폰을 처음 생산한 후 신제품 개발에 주력해 경쟁력을 높여왔다”며 “이에 따라 최근 중국 업체들의 휴대폰 시장점유율이 급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 중에 중국의 종합전자회사인 TCL이 휴대폰 등 이동통신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 설립한 TCL인터내셔널홀딩스와 커뮤니케이션이퀴프먼트 등 두개 자회사와 차이나케지안, 닝보버드앤드캐피털 등 4개사가 최근 중국 휴대폰 시장에서 착실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TCL의 경우 최근 미국 퀄컴으로부터 cdma2000 1x와 2000 1x EV 등 차세대 이통 기술을 제공받기로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전략적 제휴를 체결함으로써 앞으로 2.5세대(G) 휴대폰 분야에서 중국은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더욱 큰 활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중국 최대 PC업체 레전드도 휴대폰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 시아멘 오버시스 일렉트로닉스와 합작회사를 설립한 데 이어 최근 24시간 동안 인터넷 등을 검색할 수 있는 첫 휴대폰(모델명 티안지)을 내놓으면서 시장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