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시장에 제2의 자바 공습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자바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스마트폰 2002’와 퀄컴의 ‘브루’ 등 휴대폰용 플랫폼을 둘러싼 이들 3자간의 주도권 경쟁이 더욱 뜨겁게 전개될 전망이다.
4일 C넷에 따르면 자바 개발사인 선마이크로시스템스와 협력사들은 휴대폰용 새 자바 소프트웨어를 조만간 내놓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MIDP(Mobile Information Device Platform)라 불리는 휴대폰용 자바 소프트웨어가 지난 2000년 9월 처음 선보인 이후 1년 10개월만의 일인데 새 버전은 라이벌인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추격을 더욱 따돌릴 수 있는 여러 가지 주목할 만한 기능들이 추가됐다. 자바 지지자들은 현재 새 자바 소프트웨어를 시험중인데 다음주께 이의 사용을 승인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선 관계자는 “새 자바 소프트웨어는 자바 프로그램을 보다 쉽게 다운로드하기 위한 표준화된 방법 제시 뿐 아니라 이전 버전에 비해 보다 우수해진 비디오·오디오와 네트워킹 능력 그리고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훨씬 정교해진 특징이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새로운 기능들이 “휴대폰에서 구동하는 프로그램의 수요를 늘려 시장을 확대할 뿐 아니라 휴대폰업체들이 이러한 일을 독자적으로 하게 하는 낭비를 막아줘 의미 있다”고 지적했다.
자바 소프트웨어는 서로 다른 휴대폰에서도 프로그램이 이상 없이 작동하게 해주는데 예를 들어 지멘스·모토로라·노키아 등의 휴대폰들이 다른 프로세서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자바는 이들 휴대폰이 채팅 프로그램을 구동하게 해준다. 선의 자바 커뮤니티 프로세서 프로그램 오피스의 매니저 오노 클루야트는 “MIDP 첫 버전은 휴대폰 제조업체들로 하여금 고유의 재산권을 행사할 영역이 남아 있었지만 두번째 MIPD에서는 이것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선은 모토로라·보다폰·노키아 등 세계적 휴대폰 업체들과 동맹을 맺어 휴대폰 플랫폼시장에서 오랫동안 라이벌인 마이크로소프트보다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스마트폰 운용체계인 ‘스마트폰 2002’와 PDA 운용체계로 통신기능을 강화한 ‘포켓PC 폰 이디션’을 비롯해 퀄컴의 브루(BREW:Binary Runtime for Wireless) 등이 휴대폰용 플랫폼 시장 입지 확대에 열을 내고 있어 이들간의 경쟁이 더 격화될 전망이다.
IDC 애널리스트 카이스 워야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을 살펴보면, 1세대 제품은 기대 이하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2세대 제품부터는 성능이 매우 우수해지며 이어 3세대 제품에서는 시장을 완전히 장악해 버린다”며 마이크로소프트의 저력을 설명하고 있다. 소프트웨어보다 서버 컴퓨터 판매에서 매출을 올리고 있는 선은 자바 기술을 라이선스하거나 관련 개발 툴과 소프트웨어를 판매해 매년 수백만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 휴대폰용 플랫폼 시장은 개화 초기라서 그만큼 경쟁의 여지가 많이 남아 있다.
미국 휴대폰 사업자의 연매출 735억달러 중 자바 등을 이용한 데이터 전송이 차지하는 비중은 1%가 약간 넘는 수준이다. IDC는 이 수치가 오는 2006년이 되면 연매출의 경우 1350억달러로, 그리고 데이터 전송 비중도 17∼20%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워야스는 “자바나 브루가 휴대폰 서비스업체들에 매우 중요한 수익원인데 자바가 휴대폰 시장에서 많이 앞서 있다”며 “세계최대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의 경우 올 한해 판매하는 휴대폰 중 자바 프로그램을 구동하는 제품이 1000만대 정도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