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포럼> 초심으로 돌아가라

 ◆엠드림 최종호 사장

  

 가장 이상적인 게임 비즈니스모델은 무엇인가. 이는 게임업계 관계자들이 하루 종일 고민하고 고민하는 문제다. 필자가 게임사업을 처음 구상했을 당시 머리 속을 지배하고 있던 화두는 수익성이었다.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도 중요했지만 어떤 비즈니스모델이 우리 조직이 가진 능력 이상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였다.

 일본 유학시절은 사업분야를 게임으로 결정하는 동기 부여의 시기였다. 일본의 캐릭터·애니매이션·게임 등의 문화산업을 연구하면서 그들의 장점을 바탕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을 만든다면 사업화를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이 섰다. 문화산업은 기본적으로 라이선스라는 꼬리표를 출생과 더불어 갖게 된다. 요즘처럼 글로벌 비즈니스가 보편화된 시점에는 그 중요성에 관해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필자가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초기전략으로 역량을 집중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 부문은 라이선스를 통한 플랫폼의 다양화를 도모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국내 서비스 및 국외 수출이었다. 지금이야 모바일게임이 산업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도입기를 거치고 있지만 초기 수익모델이 없던 콘텐츠제공업체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수익모델 확보는 화두인 동시에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사업 방향이 설정되고 라이선스를 위해 해외 파트너를 찾고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많은 고충이 따랐다. 제일 먼저 해결해야 할 부분이 파트너로서의 신뢰성 확보였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돈 거래는 신중히 하라’는 말이 그때만큼 피부에 와 닿은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쉽게 말해 대한민국에서 건너온 아주 조그마한 회사 대표가 파트너로서의 신뢰성이 있는가 하는 의심에 찬 눈초리들을 불식시키는 노력들이 필요했다. 이면에는 과연 그들의 게임을 우리가 파트너로서 얼마만큼 보호해줄 노력을 하는가라는 것과 우리가 가진 장점을 그들을 위해 얼마나 극대화해줄 수 있는가 하는 기우였을 것이다.

 요즘은 해외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 편이다. 한달이면 10여일은 평균적으로 나가 있으니 적지않은 시간이다. 사업초기 파트너 관계를 맺은 관계사들이 지금은 우리의 강점을 가져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우리에게 기울인다. 인생역전의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1년 한해 동안 100만달러 정도의 수출을 했다. 2000년 3월에 사업을 시작한 이후 적극적인 라이선싱과 재개발이라는 우리만의 강점을 통해 수출이라는 비즈니스모델이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인 셈이다.

 게임산업은 문화산업인 동시에 IT산업의 핵심역량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게임산업이 가진 산업 파급효과가 거의 무한대에 가깝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의 개발은 게임의 개발 못지않은 중요한 개척 분야다. 따라서 우리의 사례처럼 해외 우수 콘텐츠를 정식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도입하고 재개발한 후 역수출하는 모델도 적극적으로 고려해볼 만하다.

 대한민국은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IT강국으로서의 면모를 전세계에 유감없이 발휘했다. 일본이 문화월드컵으로 자국의 월드컵 개최를 평가할 때 대한민국은 전세계 언론을 통해 IT강국으로서 IT월드컵의 이미지를 전세계인에게 각인시켰다. 게임산업의 부가가치 창출 능력에 관해서는 어느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부가가치 창출을 통해 수익을 확보하려는 노력들은 시장 참여자들의 몫이다.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의 개척은 개발 못지않은 중요한 현안이다. 세계가 놀란 IT 인프라를 바탕으로 이제 전세계를 대상으로 디지털 콘텐츠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해 시장 참여자들의 노력이 더욱 필요할 때다.

 ‘초심으로 돌아가라’는 말을 나 자신에게 되새기곤 한다. 늘 비즈니스모델에 고심하고 있지만 이면에는 붉은 악마의 함성과 같은 ‘대∼한민국’이 함께하고 있다. 이는 영웅주의적인 무조건적 애국심의 발로가 아니다. 역량 이상을 발휘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확보하자는 사업초기의 초심을 굳건히 지켜나간다면 국내 게임산업 발전에도 조그만 보탬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