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사실상 유선사업에 진출하게 됐다.
두루넷(대표 이홍선)은 4일 사업권을 포함해 자사의 전용선사업부문을 SK그룹의 계열사인 SK글로벌에 매각키로 하고 5일 최종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SK그룹 계열사인 SK글로벌을 통해 전용선사업과 사업권을 모두 인수함으로써 사실상 전용회선임대사업을 포함한 유선사업에 나서게 됐으며, 두루넷은 자사가 강점을 갖고 있는 가입자 기반의 소매사업만 수행하는 초고속인터넷사업자로 남게 됐다.
두루넷은 그동안 SK텔레콤과 전용선사업부문을 매각키로 하고 최근까지 실사작업을 벌인 후 사업권 양도문제와 조직 및 인력 포함 여부를 비롯해 이에 따른 부대사항을 논의해왔다. 두 회사는 특히 실사작업을 벌이면서 매각대금 문제에 대한 시각차를 좁히지 못했으나 최근 사업권을 포함해 모두 3700억∼3800억원 선까지 의견차를 좁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인수에 최근까지 두루넷을 실사해온 SK텔레콤이 아니라 SK글로벌이 나서게 된 것은 두루넷이 요구하는 ‘사업권 포함’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그룹 차원의 ‘정책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두루넷의 사업권을 양도받게 되면 외부에 유선사업에 진출하는 것으로 비춰질 것으로 판단해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SK글로벌이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SK글로벌이 자금여력도 있어 나서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SK글로벌은 올초 SK텔레콤 지분 7.29%(650만주)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2.29%를 매각, 5% 정도인 430만주를 갖고 있어 언제든지 현금화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한편 두루넷은 이번 계약과 관련해 이사회 의결 등의 절차를 거쳐 5일 중 공식발표할 예정이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