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무선인터넷 접속점’들이 실리콘밸리 하이테크 중심지 여기저기에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보다 더 빠르게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초고속 무선인터넷 접속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공항·카페 등의 수가 지난 2년 동안 미국 전국적으로 수백 곳으로 늘어났다. 이들 무선인터넷 접속점들은 공식적으로는 802.11b라고 불리며 비공식적으로는 무선 충실도의 앞자를 따 ‘와이파이(Wi-Fi)’라고 명명되는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표준을 사용해 초고속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와이파이는 보통 반경 200피트 범위 내에서 DSL보다 더 빠르게 데이터를 전송한다. 팰러앨토에 있는 한 신생사인 와이파이메트로는 최근 다중 송신기를 이용해 와이파이 무선망을 구축한 데 이어 앞으로 샌프란시스코 등 다른 도시에도 와이파이 방식의 무선망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와이파이 팬 단체인 SF와이어리스의 다니엘 오거스틴 공동창립자는 샌프란시스코 시내 거의 모든 지역과 베이 지역 대부분을 연결한 무료 무선 네트워크 구축이라는 야심찬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와 베이 지역 전체에 무선 네트워크가 깔린 모습을 보고 싶다”고 밝혔다. 오거스틴 SF와이어리스 공동설립자와 이 단체 회원들은 최근 몇 개월 동안 샌프란시스코 선셋 지구 일부에 무료 무선 네트워크를 깔았다. 이 비영리단체는 샌프란시스코 전체를 공공 네트워크화한다는 최종 목표를 향해 현재 다른 아마추어 기술진들을 교육시키고 있다. 프레지디오에서는 무료 와이파이 네트워크인 SF랜이 지난 5년 동안 운영돼 왔다.
이와는 별도로 소수의 와이파이 기반 무선통신 애용자들이 머린 카운티에서 새너제이에 이르는 지역을 수백 개 근거리 네트워크로 연결할 와이파이 무선 기간망 구축을 위해 산꼭대기마다 와이파이 안테나를 설치 중이다. 베이 지역 무선 이용자 그룹 소속 일부 회원들은 접시처럼 생긴 특수 지향성 안테나를 이용해 베이 지역 내에서 와이파이의 기존 전송범위를 훨씬 뛰어넘는 20마일까지 무선데이터를 보내고 있다.
와이파이 팬들은 베이 지역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애틀와이어리스라는 단체도 에메랄드 시티를 연결한 무료지역사회 와이파이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 중이며 NYC와이어리스는 대도시 뉴욕의 공원·카페·건물로비 등에 무료 와이파이 접속점을 만드느라 분주하다.
미 전국의 많은 인터넷 가입자들이 무선 홈 네트워크를 이용해 이미 이웃들과 DSL이나 케이블모뎀 접속을 공유하고 있다. 아마추어들이 무선 네트워크 구축에 가끔 500달러 이상을 쓰긴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와이파이 무선 기지국 구축에 들어가는 최소 비용이 200달러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접속을 이웃과 공유하는 것은 무선 네트워크 구축과 질적으로 다른 문제다. 타지 사람들이 개인적인 전자파일을 브라우징하지 못하도록 막으면서 소수 이웃들끼리 브라우징을 상호 허용하는 근린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이 인터넷 접속 공유보다 더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와이파이 팬들도 와이파이 무선인터넷 기지국을 도시 전체에 깔아 웹 서퍼들이 하나의 기지국에서 다른 기지국으로 별 어려움 없이 넘나들수 있는 무선 통신망을 구축한다는 게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더구나 베이 지역 전역을 연결하는 일은 이 지역의 고르지 못한 지형을 감안할 때 더욱 힘든 작업이다.
베이 지역 무선 이용자 그룹 매트 피터슨 공동설립자는 와이파이 아마추어들의 도시 무선 네트워크 구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근린 네트워크는 간단하게 구매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라며 “802.11b 자체가 근린 네트워크를 많이 운영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도시나 하나의 지역 전체를 와이파이 무선 네트워크로 묶는다는 것에 대해 더욱 회의적인 반응이다.
아투로 페레이라 와이파이메트로 창업자는 “개인적인 견해이긴 하지만 그런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것은 지극히 비현실적”이라고 잘라 말했다. 와이파이메트로는 베이 지역 35개 무선인터넷 기지국 무제한 접속료로 월 20달러를 받고 있다. 그는 “광대역 인터넷 접속은 공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의 와이파이 확산작업은 성공만 하는 것이 아니다. 수백 곳의 스타벅스 카페에 와이파이 무선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바일스타는 지난해 10월 자금 수혈이 중단되자 잠정 폐쇄됐다. 또 초고속 무선서비스로 유명해진 새너제이 소재 메트리컴 15개 시장에서 5만1000명을 가입시킨 뒤 지난해 파산했다. 그리고 에어리네트웍스는 메트리컴 자산 대부분을 인수한 뒤 리커셰이 서비스 재개 준비를 서두르고 있으나 올해 베이 지역에서 이 서비스를 재개하려던 계획을 백지화해야만 했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