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디지털 정보격차(디바이드)는 심퓨터가 맡는다.”
인도 정부와 업계가 빈민·저소득층과 시골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PC 보급확대를 위해 매우 싼 가격에 만든 PC인 심퓨터<사진>가 마침내 이달부터 판매된다. 200달러대의 초저가 PC인 심퓨터(SIMPUTER)는 사용이 단순하고(Simple), 가격이 싸지만(Inexpensiv) 다양한 언어(Multilingual)를 제공하는 컴퓨터란 뜻에서 머리글자를 따 온 것으로 특히 미국·아시아 등 해외시장 공략에도 나설 예정이라서 성공여부에 관심이 더 쏠리고 있다. 작년 4월 인도 과학원의 저명한 교수들과 컴퓨터업체인 앙코르 등이 참여, 심퓨터 관련기관이 처음 출범했지만 자금문제로 공식 발표가 지연되다가 프로젝트 발족 1년3개월만인 이번에 공식 데뷔하는 것이다. 심퓨터 생산을 허가받은 두 업체 중 한곳인 앙코르소프트웨어의 회장 바이내이 데시판드는 “그동안 지루하게 기다리던 시기가 마침내 끝나게 됐다. 이제 성공만이 남았다”고 자심감을 나타내며 “심퓨터는 읽고 쓰지 못하는 인도 시골 사람들과 저소득층민들이 PC에 대해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심퓨터는 하이엔드 유저와 외국 바이어들을 유혹할 만한 고기능도 갖추고 있다. 즉 음성 메일, 인터넷 접속, 문서를 음성으로 변환해주는 기능 등이 지원된다”고 강조하며 “미국을 위시해 스웨덴·호주·프랑스 등에서 시험판이 판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퓨터는 리눅스 운용체계에 인텔의 스트롱암 프로세서로 무장하고 있으며 32MB, 혹은 64MB 랜덤 액세스 메모리를 갖추고 있다. 10억 인구의 인도는 이 중 3분의 2가 시골에서 거주하는데 심퓨터 개발에 큰 공헌을 한 데시판드는 “컨피규레이션에 따라 심퓨터의 가격이 214∼469달러(1만500루피∼2만3000루피)인데 이미 정부기관과 시골지역 진출을 노리는 대기업으로부터 주문을 받아 놓았다”고 덧붙였다. PC는 인도에서 상대적으로 고가의 전자제품으로 200달러대의 심퓨터는 보통 PC보다 3분의 1 수준이며 저가 컬러TV와 비슷한 가격이다. 지난 3월 기준 인도의 데스크톱 판매는 연간 167만대로 작년 동기보다 11% 하락했다.
데시판드는 “잠재 및 현재 수요를 바탕으로 이번달에 200대, 9월에는 1300∼1400대의 심퓨터를 생산하지만 오는 2003년 말까지는 5만대로 늘어날 것”이라며 “심퓨터의 수익은 하드웨어가 자체가 아니라 애플리케이션과 연계한 솔루션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