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세계 인터넷 부문은 이른바 ‘숨고르기’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한 웹검색에서부터 인터넷 파일교환(P2P), 모바일 콘텐츠 전송에 이르기까지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각종 기술들이 웬만큼 선보인 가운데 소비자들이 ‘선택의 시점’에 섰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들은 앞만 보고 숨가쁘게 달려온 인터넷 부문이 바야흐로 뒤를 돌아보는 시기에 도달했다고 진단한다. 따라서 양적 성장의 잣대가 되는 이용자 수도 지난 수년처럼 급격하게 증가하지 않고 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네티즌 증가세가 둔화되는 반면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등에서는 성장이 계속될 것이란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인터넷 시장을 관통하는 가장 큰 이슈는 역시 인터넷의 보급이다. 인터넷의 활용단계로 여겨지는 전자정부·전자상거래는 물론 앞으로는 휴대폰 확산조차 인터넷 보급 정도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전세계 인터넷 이용자 수는 지난해 5억3000만명에서 올해 6억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로는 중국이 강세를 보이는 아시아지역의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져 지난해 1억1500만명에서 올해 1억8000명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상반기 인터넷 사용자 6000만명으로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로 올라선 중국은 인터넷 보급률이 5∼6%에 그쳐 앞으로 추가 성장 여력이 충분한 데다 인터넷 인구가 매년 2∼3배씩 확대되고 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조만간 미국을 따돌리고 세계 1위로 부상할 것이 확실시된다.
또 유선보다는 무선 인터넷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증가, 휴대폰이나 개인휴대단말기(PDA)를 통한 인터넷 접속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IDC는 올해 미국과 아시아에서 무선 웹 서비스가 형태를 갖추고 내년부터는 급격히 수가 비약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에서 무선 이용자 비율은 지난해 16%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25%를 넘어설 전망이고 중국과 ‘i모드’의 일본 역시 무선 인터넷 인구가 크게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자상거래가 급성장하고 있다. IDC는 올해 전세계 전자상거래 규모가 1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인구의 10%인 6억명이 인터넷 쇼핑으로 지출할 금액이 올해 1조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보안과 개인정보보호 미비 등으로 고비를 맞기도 했지만 이 점들이 개선되고 있고 특히 업체들의 제품제공 폭이 넓어지고 있어 온라인 상거래는 오프라인 상거래 규모에 맞먹을 정도로 커질 전망이다. 현재 미국이 전세계 온라인 구매액의 40%를 차지하고 있으나 점차 아시아·서유럽이 부상해 시장을 이들 지역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또 기업간(B2B) 거래가 올해 전체 온라인 판매액의 83%를 차지하면서 당분간 가장 큰 부분을 점할 것으로 관측됐다.
하반기에는 특히 m커머스의 발전이 눈에 띌 전망이다. 이는 m커머스가 서비스·제품 구매에서 편리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기존 방식을 훨씬 능가하기 때문이다.
또 휴대폰으로 문자·이미지·음악 등 다양한 데이터를 보내는 멀티미디어 메시징서비스(MMS) 시장도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 가트너 데이터퀘스트는 MMS서비스기능을 갖는 휴대폰의 가격이 중저가대로 떨어지고 있어 급속히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인터넷을 이용한 데이터 전송이 크게 늘면서 올해 안에 기업·일반 소비자, 모바일 이용자들의 음성전송 총량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P2P의 보급 확대로 하반기 들어 인터넷 음악전송 서비스도 인기를 얻고 있다. 서비스 이용자는 물론 서비스 제공업체도 늘어나는 추세다. 웹센스는 P2P 업체수가 지난해 7100개에서 올해 3만8000개로 5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법원의 냅스터 서비스 중단명령 등 각국 정부와 오프라인 음반·영상 업계의 강력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사업전망을 찾은 인터넷 기업들이 이 부문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