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이젠 IT `4강 신화`

◆이기호 네비스텍 사장

  

 2002 한일월드컵은 한민족의 단합되고도 절제된 응집력과 ‘코리아’란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전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특히 월드컵 기간에 정부나 정보기술 분야에서는 ‘IT강국 e코리아’라는 이미지를 세계에 심는 데 주력했다.

 우리나라가 세계 속에서 비교우위를 가질 만한 산업은 정보통신분야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 정보통신의 세계적 위상이나 이번 월드컵의 효과에서 나타난 미래가치를 보면 전망 또한 밝다.

 과학기술부의 보고에 따르면 현재 경쟁력이 급속히 향상된 것은 무선단말기나 인터넷·메모리 반도체에 한정돼 있으며 네트워크 장비나 디지털방송·컴퓨터 SW·전자상거래 등에서는 아직 선진국에 뒤져 있는 실정이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운영관리시스템을 구축한 SI업체는 스페인의 세마와 스위스의 유로텍, 통신업체는 KT, 하드웨어업체는 일본의 도시바 등으로 대부분의 외국 업체가 담당한 현실을 알고 넘어가야 한다. 과거 양적 팽창 중심의 잘못된 관습이나 도덕적 해이로 인한 실패를 현재에 반영시켜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고 올바른 미래를 제시해야만 IT산업에서도 4강의 신화가 탄생될 것이다.

 인터넷의 한 예를 보면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10Mbps 베이스 백본의 네트워크 수준에서 이제는 백본에 10 까지 상용화 단계에 있는 놀라운 수준으로 발전했으며 인터넷 인구가 6월 현재 1500만명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금융기관의 경우 은행업무 중 인터넷 뱅킹이 20%, 증권은 80%가 온라인 사이버트레이딩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 온라인 판매업체의 경우 하루 방문객이 48만명으로 남대문 1일 방문객 45만명을 상회하고 있으며 갈수록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다. 선진국이라고 자부하고 있는 미국의 네트워크장비회사들은 한국의 이런 시장을 자사 제품의 성능테스트장으로 활용할 정도로 놀라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의 양적인 팽창과 앞선 적용기술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외적 발전 내부에 질적 기술을 접목시킨다면 경쟁력은 배로 증가할 것이다. 실례로 현재 100Mbps의 백본을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기가 백본으로 교체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조건적으로 큰 것이나 새로운 것을 경쟁하듯 선호하는 우리 민족성으로 오늘날 정보대국으로 가기 위한 인프라와 휼륭한 자원들을 갖추게는 되었지만 효율적인 자원이용을 통한 기업경쟁력 강화 측면에서는 이런 식의 교체는 비합리적이라 생각된다.

 과거와 달리 요즘은 자원활용도 분석 및 QoS(서비스 품질)를 위한 많은 도구와 SW가 개발·활용되고 있다. 즉 방화벽(FW)을 2∼4대 쓰고 있는 기업에서 속도문제로 인해 FW의 추가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면 먼저 정확한 분석을 권하고 싶다. 대개는 불필요한 데이터들의 급증으로 인한 서버의 부하증가와 서버밸런스 문제가 대두될 것이다. 고가의 서버 도입보다 비교적 저가인 네트워크에서의 해커나 불필요한 데이터의 차단으로 충분히 대역폭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과 아울러 기존 자원을 충분히 분산처리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인 자원활용을 할 수 있는 과학적인 분석을 통한 관리가 선행돼야 한다고 보며 무분별한 HW 및 자원의 증설보다 정확한 분석·관리가 가능한 안목과 과학적인 관리로 자원이용의 효율을 향상시키고 이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권하고 싶다.

 단적인 사례에 불과하지만 선두 통신기업에서 벌써 고객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해 준비 중이거나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사실은 IT업계의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우리 IT업계도 민관이 수년간 노력해온 인터넷 1위의 기반에서 요소기술과 구현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신화를 창조하는 주인공이 될 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