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도체업계가 예상치 못한 수요 증가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http://www.ft.com)가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마쓰시타 일렉트릭 인더스트리얼과 도시바는 최근 지난 4∼6월 매출 성장률이 두자릿수를 기록, 손익분기점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히타치는 예상못한 수요증가로 공장폐쇄 계획을 철회키로 했고 후지쯔와 NEC도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반도체 부문 매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그러나 이같은 실적호조세가 지난해 일본 반도체업계가 최악의 해를 경험한 후여서 상대적인 측면에서 볼 때 비약적인 성장을 한 것으로 판단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ING증권의 애널리스트 시마다 요시히로는 “일본 반도체업체들은 주로 가전제품용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어 PC 수요 부진에 따른 역풍에서 다소 거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PC용 반도체 비중이 높은 미국 등의 반도체업체들은 PC수요 회복이 부진, 올해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프로세서 생산업체인 AMD는 지난 2주간 실적둔화에 대한 경고를 2차례나 했고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인텔도 수요 감소에 대해 언급한 것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와 달리 DVD와 디지털 카메라 등 가전제품용 반도체 수요는 견고히 증가하고 있어 일본 반도체업계의 회복을 예상케 하고 있다. 실제로 전자레인지에서부터 리모컨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가전제품에 내장되는 마이크로컨트롤러를 생산하고 있는 NEC는 지난해 말 월평균 생산량 4500만개가 6월말 들어서 5000만개로 늘어났다. LCD에 쓰이는 반도체 제품의 월평균 생산도 지난 여름 150만개에서 최근 200만개로 증가했다. 소니도 회계연도 1분기에 적자를 낼 것이라는 기존 전망과 달리 가전제품 등의 매출 호조로 흑자를 기록했으며 마쓰시타도 1분기에 파나소닉 음성영상기기(AV) 판매가 30%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