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시오 가격이 우리가 구입했을 당시보다는 절반 이하로 거래되고 있는 이유가 무엇입니까.”“넥시오 사용자들은 넥시오를 벽돌이라고 부릅니다.” “쓸 만한 애플리케이션이 없습니다.” “무선인터넷이 주요 애플리케이션인데도 요금도 비싸고 속도도 느립니다.”
지난 9일 삼성전자의 개인휴대단말기(PDA) 제품인 ‘넥시오’관련 임직원들은 쉴새없이 흐르는 진땀을 닦아야만 했다. 넥시오 사용자들의 의견을 듣고 삼성전자의 향후 넥시오 고객 지원정책을 설명하는 취지로 개최된 고객간담회 참석자들이 쓴소리를 쏟아냈기 때문이다.
당초 1시간 30분으로 예정된 간담회 일정도 훌쩍 4시간을 넘어섰다. 행사 진행 도중 일부 고객이 삼성전자의 무성의를 탓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끝까지 남아 삼성전자의 설명을 경청했다. 심지어 일부 사용자들은 넥시오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결방안을 제시, 삼성전자 직원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넥시오는 삼성전자가 향후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하는 수종사업이다. 특히 기존 제품과의 차별화를 위해 PDA에서는 처음으로 가로 타입의 5인치 LCD를 채택하는 파격을 보이는 등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았지만 통신칩 문제로 한 차례 리콜을 겪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그동안 지적된 문제점을 개선한 운용체계 업그레이드를 수행하는 등 수업료를 톡톡히 내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개발했기 때문에 고객들의 기대감이 워낙 높고 또 무한책임을 요구하는 것 같다”며 “PDA사업을 사실상 새로 시작하는 셈이어서 예상치 못한 문제점도 적지 않게 발견됐다”고 털어놓았다.
삼성전자가 고객을 상대로 하는 직접 간담회를 개최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삼성전자이기 때문에 비난이 쏟아지기 마련인 이같은 고객 간담회를 개최하는 것은 삼성전자에도 적지 않은 용기를 필요로 했을 것이다. 몸에 좋은 약은 쓴 법이다. 삼성전자가 이번 고객 간담회를 고객에게 더욱 다가가고 세계적인 PDA업체로 부상하는 계기로 삼는 지혜를 보여줄지 소비자들이 지켜보고 있다.
<정보가전부·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