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심각해지는 이공계 기피 현상을 더 이상 두고 볼 수는 없다.”
미국 의회가 미국 사회에 만연해 있는 과학·기술·엔지니어·수학 등 이공계 분야의 기피 현상에 브레이크를 걸고 이들 분야의 우수 학생을 육성하기 위해 두팔 걷고 나섰다.
11일 외신에 따르면 미 하원은 이공계 대학의 활성화를 위한 법안인 ‘테크 탤런트 법(Tech Talent Act)’을 마련, 지난 9일(현지시각) 통과시켰다. 현재 이 법안은 상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법안에 따르면 미 연방정부 산하의 국립과학재단(NSF:National Science Foundation)은 우수 이공계 학생을 육성하기 위해 전문대와 대학에 5년간 총 3억9000만달러를 지원한다. 또 자금을 지원받은 대학들은 수학·과학을 비롯해 엔지니어링·기술 등의 이공계 분야 활성화를 위한 각종 정책을 마련, 시행하도록 돼 있다.
이번 법안 마련을 주도한 하원 과학분과위 의장이자 뉴욕주 공화당 의원인셔우드 보럴트는 “NSF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미국의 엔지니어링 학위가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며 “수학·과학·엔지니어링 등 이공 분야 대신 법학·경영 등을 지원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는 현상은 장래의 미국 국가 경쟁력을 고려할 때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은 지난 85년부터 공대 기피 현상이 나타났는데 이 시기는 미국이 제조업 패권을 일본·독일에 넘겨주고 대신 산업구조를 서비스산업 위주로 전환하던 때다. 이에 따라 85년 7만6225명이던 공학계 졸업자가 97년에는 5만9910명으로 19.4% 줄기도 했는데 90년에는 해외 고급 기술자를 유치하기 위한 특별 취업비자인 ‘H-1B비자’를 도입하기도 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