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운전자가 차안에서 뉴스와 오락 프로를 듣는 유일한 수단이 스피커 한개 달린 AM 라디오가 전부였던 때가 있었다. 이제는 ‘카 스테레오’와 ‘카세트 데크’마저 구식이 될 정도로 자동차용 첨단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현재 각광받는 제품은 이른바 ‘차량내 오락’ 제품들로 디지털 위성 라디오, CD 체인저, 디지털 오디어 음악박스, 서라운드 사운드, DVD 플레이어, LCD TV 스크린 등이 대표적 제품이다. 지난 주 시리우스새틀라이트라디오(Sirius Satellite Radio Inc.)가 예정보다 훨씬 늦어지긴 했지만 마침내 미 전역에서 자동차내 디지털 라디오 방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뉴욕에 있는 이 업체는 지난 달 중순부터 베이 지역에서도 마케팅에 들어갔다. 양키그룹의 리안 존스 미디어-오락전략 분석가는 “자동차 계기판 선점 전쟁이 시작됐다”며 “5년안에 소비자가 놀랄 옵션들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새로 부상한 자동차 유료 라디오 서비스 부문에서 시리우스와 직접 경쟁하는 회사가 워싱턴 DC의 XM새털라이트라디오다. 양사는 지구를 선회하는 위성에서 쏘아주는 100개 채널의 디지털 라디오 프로그램을 운전자에게 제공한다.
공개기업인 양사는 차량내 유료 라디오 서비스 시장을 본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지금까지 모두 30억달러 이상을 퍼부었다. 존스 양키그룹 분석가에 따르면 유료 라디오는 자동차에 카세트 데크가 도입된 이래 위성 라디오 설치가 자동차 오락에서 가장 중대한 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시리우스보다 8개월 먼저 서비스를 시작한 XM은 지난 주 가입자가 2분기동안 6만명이 늘어나 총 가입자가 13만6500명에 달했다며 연말까지 가입자 유치 목표 35만명 달성이 무난할 것이라고 자체 예상했다.
양키그룹은 오는 2006년까지 150만대의 위성 라디오가 자동차에 설치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당초 2005년까지 1800만대의 차량에 위성 라디오가 설치되리라는 전망보다 낮아진 수치다. 존스 분석가는 위성 라디오의 보급은 미국에서 매년 판매되는 1700만대의 신차에 표준 장비로 자리잡을 때까지 걸리는 시간에 달려있다고 해석했다.
시리우스와 XM 두 서비스 모두 기존 공중파 라디오 대신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대가로 연간 120∼155달러를 받는다.
위성 라디오 서비스는 점점 다양화되는 자동차용 전자 제품의 등장으로 그 입지가 위협받고 있다. 자동차 전자 제품 및 가전 제품 메이커들은 자동차, 트럭, 밴을 ‘제2의 거실’로 만드는 각종 오디오 및 비디오 제품들을 쏟아내고 있다. 자동차 메이커들은 한때 위성 항법시스템같은 ‘텔레매틱스’ 장치에 큰 기대를 걸었으나 현재는 전략을 바꿔 고급 차종의 하이테크 오락 시스템쪽으로 눈을 돌리고있다. 항법 장치는 이런 하이테크 오락 시스템의 한 부분으로만 취급하는 추세다.
미국의 자동차 전자제품 메이커 클레리언사는 지난 5월 완벽한 홈 오락 시스템을 구현하는 펜티엄 장착 계기판 장치인 ‘조이라이드’를 선보였다. 조이라이드는 DVD 영화, 일반 CD 및 MP3 CD를 돌비 디지털 사라운드 사운드로 재생해 낸다. 이 제품 가격은 기본 모델이 2600달러이고 터치 스크린 방식의 대형 LCD 모니터와 위치추적시스템을 갖춘 고급 모델의 가격은 3500달러다. 시리우스 라디오를 채택한 조이라이드는 비디오 시스템이 표준 사양으로 장착되는 고급차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자동차 오디어 부문에서는 XM과 시리우스가 다양한 음악 선택 폭을 자랑한다. 일부 카 스테레오 메이커들은 최근 음악 팬이 가진 모든 CD를 저장하는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켄우드는 10Gb의 하드 드라이브를 장착해 MP3 혹은 윈도미디어 포맷의 노래 약 2500곡을 저장하는 ‘뮤직 케그(Music Keg)’를 900달러에 판매한다. 이밖에 소니전자는 165시간 분량의 음악을 저장하고 자동차 주행중에도 8∼14분 이내에 74분 분량의 CD 앨범을 복사하는 1500달러의 ‘X플로드’ 하드 드라이브 제품을 내놓았다.
<박공식기자 ks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