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판 냅스터 ‘소리바다’의 서비스가 사실상 중단되는 쪽으로 판결이 났다. 법원은 지난 11일 음악파일 공유 사이트 ‘소리바다’에 대해 ‘음반복제등금지가처분신청’을 내렸다. 이는 온라인 상에서도 오프라인 상에서와 마찬가지로 저작권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바꿀 수 없는 대세라고 생각한다. 온라인 공간에서도 어떠한 저작물을 구입할 경우에는 이에 합당한 비용을 지불하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번 판결로 음반업계는 기지개를 켤 것이다. 실제로 지난 12일 코스닥시장에서는 음반 관련주가 초강세를 보였다.
그동안 네티즌들은 소리바다 같은 음악을 내려받을 수 있는 사이트들 덕에 무료로 좋은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인터넷을 통해 얼마든지 새 노래를 들을 수 있었고 이를 CD로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굳이 돈을 주고 음반을 살 필요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음반기획자들은 창작 의욕을 잃었고, 그렇게 되면 궁극적으로는 우리 음악산업의 후진성을 가져올 수 밖에 없다.
음반에 관한 한 우리나라는 ‘불법복제의 천국’으로 꼽힌다. ‘길보드 차트’라고 불리는 거리의 불법 카세트 판매상은 거의 자취를 감췄지만 이것은 지속적인 단속이나 저작권 인식향상 덕분이 아니라 음악팬들이 인터넷을 통한 불법복제로 옮겨갔기 때문이라는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의 주장처럼 “이번 결정이 사이버공간에서 이뤄지는 자유로운 정보의 유통을 가로막는다”거나 인터넷을 통해 “TV나 라디오와 마찬가지로 노래가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짐으로써 음반판매가 늘어나는 효과도 있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소리바다로 인해 돈이 없는 가수들도 자신의 노래를 저비용으로 홍보할 수 있어 오히려 음악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일정부분 사실이다.
그러면 대안은 음반업계, 인터넷업계, 네티즌들의 의식전환이다. 먼저 음반업계들은 대승적인 차원에서 인터넷 음악공유사이트를 동반자로 인정했으면 한다. 인터넷 음악 사이트들은 음반업계를 위협하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발전하는 산업이라는 것이다. 일정기간을 정해놓고 신곡과 구곡으로 나눠 신곡에만 요금을 받는 방식이라든지 방법은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네티즌들도 인간의 가장 우수한 창작물인 음악을 듣는 데는 어느 정도의 요금지불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면 음반으로 듣는 사람,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 모두 좋을 것이다. 계속되는 판결을 지켜봐야겠지만 이제 창작물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전파될 수밖에 없는 시대라는 것을 모두 인정해야 한다. 서로의 양보로 음반산업과 인터넷산업이 함께 발전했으면 한다.
고유미 서울 양천구 목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