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C가 새 최고기술임원(CTO)을 영입한 것과 관련, 스토리지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EMC와 휴랫패커드(HP)간에 미묘한 긴장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C넷에 따르면 세계 최대 스토리지 업체 EMC는 최근 마크 루이스를 새 CTO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루이스 CTO가 EMC와 경쟁하고 있는 HP 출신이라는 점. 애초 루이스는 컴팩컴퓨터의 하이엔드 스토리지 부문 대표로 있었는데 HP가 컴팩을 합병한 후 HP의 세계 스토리지 마케팅 수장을 맡아 왔다. 그런데 HP는 하이엔드 스토리지 분야 EMC의 최대 경쟁자인 히타치데이터시스템스(HDS)의 ‘라이트닝’ 제품에 기반을 둔 스토리지를 공급하고 있어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된 격이다. 이 때문에 졸지에 적에게 수장을 스카우트당한 HP는 “아무리 경쟁이 심해도…”라며 무척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올해 마흔살인 루이스 CTO는 EMC가 최근 세운 스토리지 전문 벤처기업의 부사장직도 함께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터 스토리지 분야 패자인 EMC는 하드웨어의 마진 감소와 기업들의 IT투자 축소로 매출감소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데, 루이스의 이번 영입이 새로운 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EMC는 루이스 발탁 외에도 20년 이상 IT업계에서 탁월한 경영자로 명성을 쌓아 온 데이비드 굴덴(43)을 자사의 글로벌 마케팅 및 비즈니스 개발부문 수석부사장에 임명한다고 밝혔다. 굴덴은 앞으로 EMC의 마케팅 전략과 활동 전반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자동화 네트워크 스토리지 솔루션의 세계 마케팅과 시장확대에 힘쓸 것이라고 이 회사는 설명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