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제불황의 직격탄을 맞아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주요 통신 장비 및 서비스 업체들이 대부분 매출액 감소와 수익성 악화 등으로 회사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메릴린치가 발간한 보고서를 인용해 18일(현지시각)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핀란드 노키아와 미국 스프린트, 모토로라 등 주요 통신업체들이 대부분 투자자들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들 가운데 미국 3위 장거리 전화업체 스프린트는 올해 들어 불황의 여파로 장거리 전화부문은 물론 시내전화, 심지어 이동통신 사업까지 타격을 입어 2분기 매출액이 작년 동기대비 약 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통신분야 시장조사 회사 구프먼브러더스의 애널리스트 비크 그로버는 “특히 스프린트의 이동통신 자회사인 스프린트PCS가 올 하반기 이통 신규 가입자 목표치를 최근 두번씩이나 하향 조정할 정도로 요즈음 미국 통신 서비스 업체들이 피부로 느끼는 불황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구프먼브러더스도 올해 초 발간한 보고서에서 올해 미국 이통 분야 신규 가입자수가 지난해와 비슷한 2000∼2100만명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었으나 최근 가입자수를 무려 20%나 줄어든 1590만명으로 조정했다.
이 같은 상황은 스프린트의 최대 경쟁업체인 AT&T는 물론 흔히 ‘베이비벨’로 불리는 SBC와 버라이존, 퀘스트커뮤니케이션스 등 지역전화 업체들도 마찬가지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구프먼의 비크 그로버는 세계 최대 통신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미국 통신 서비스 사업자들은 최근 최악의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신규투자를 동결하는 것은 물론 올 하반기에 또 다시 대규모 감원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이들에게 각종 통신 장비를 공급해주는 전세계 통신장비 업체들도 대부분 최근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다. 실제로 18일 실적을 발표하는 핀란드 노키아의 경우 세계 휴대폰 시장의 약 35%를 점하고 있지만 올 2분기 매출액이 작년 동기대비 2∼6% 감소해 65억∼7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 통신 장비업체 모토로라도 2분기에 주당 4센트 내외의 적자를 기록해 지난해부터 6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계속할 것으로 관련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