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음성인식` 도입 확산

 ‘다비 베일리(Darby Bailey)’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도 이미 전화로 그녀와 얘기를 나누었을지 모른다.

 요즈음 미국에서 무심코 AT&T의 무료 전화번호 안내서비스나 주식가격을 확인하기 위해 온라인 최대 증권회사 E트레이드에 전화를 걸 경우 그녀의 또렷하고 쾌활한 녹음 응답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USA투데이 신문은 이처럼 최근 미국 등 선진국 기업들이 경상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음성인식 기술을 채택하면서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금융 및 항공회사들이 음성인식 시스템 도입에 앞장서고 있는 가운데 몇몇 통신 서비스업체들의 경우 음성인식 시스템을 활용해 전화번호 문의에 대답하는 것은 물론 통화를 연결해주기도 한다.

 실제로 미국 장거리 전화회사 AT&T는 최근 모든 주말 및 저녁 전화안내 서비스는 물론 주중 서비스의 일부까지 음성인식 자동화시스템으로 바꾼 뒤 안내원의 거의 절반인 200명을 감원했다고 밝혔다.

 온라인여행 사이트인 오비츠도 지난 달 여행 예약 확인과 취소를 음성 자동화 시스템으로 대체한 후 안내원의 도움 없이 이루어진 통화비율이 종전의 3%에서 15%까지 높아지는 등 음성인식 시스템이 맹활약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데이터모니터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미 경제지 포천이 선정한 500대 기업 중에 음성인식 시스템을 설치한 업체들의 비율이 지난 2000년 12%에 그쳤으나 지난해말 25%를 기록한 데 이어 최근 약 35%까지 높아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데이터모니터는 이를 기준으로 음성기술시장이 올해 4억8500만달러에서 오는 2007년 거의 3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변화가 스피치웍스인터내셔널과 뉘앙스 등 음성인식 전문업체들이 최근 선보이는 시스템이 사람의 음성 명령을 인식(정확도 약 90%)해 간단한 대화를 할 수 있게 되는 등 과거 미로처럼 버튼을 눌러야 했던 자동응답 방식에 비해 기술적으로 큰 발전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해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