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권이 지난 5년간 펼친 IT 및 과학기술 정책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자리로 만들려 합니다.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다음 정권에 유용한 지침이 되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16대 후반기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다시 맡은 한나라당 김형오 의원(55)은 현 정권 마지막 정기국회를 어떻게 끌어가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지난 16일 국회 상임위원장실에서 기자와 만난 그는 ‘끝이 좋으면 모든 게 다 좋다’는 독일 속담을 인용하면서 “지난 15일 원 구성후 첫 상임위 회의에서 신임 이상철 정통부 장관에게도 ‘마무리를 잘 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좋은 마무리’는 김 위원장 스스로의 다짐이기도 하다.
“위원장은 여야를 떠나 위원회를 이끌어야 하는 자리입니다. 위원들 사이에 공정성을 유지해야 하는데 그리 쉽지 않았습니다.”
전반기 경험을 통해 후반기 상임위를 깔끔하게 처리해보겠다는 생각이다.
3선인 김 의원은 국회내 잘 알려진 ‘정보과학통’이다. 지난 92년 교통체신위원회와 인연을 맺고 줄곧 정보통신 관련 상임위에서 의정활동을 해왔다. 그는 특히 도·감청 문제와 CDMA 특허권 문제제기로 늘 관심의 대상이 됐다.
김 위원장이 보는 바람직한 정보통신 정책방향은 뭘까.
“정부가 국가 정보화 사업을 전략적으로 펼쳐가는 데 주도 없고 종도 없이 부처간에 산발적입니다. 정보통신부가 주도 부처로서의 위상을 강화해야 합니다.”
김 의원은 정통부가 자랑으로 내세우는 초고속망 구축과 벤처육성에 대해서도 일침을 놓았다.
“초고속망을 도로라고 할 때 콘텐츠는 이 도로를 달리는 차이며 여기에 더욱 관심을 갖고 지원해야 합니다. 또 경제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해 벤처 붐을 조성했으나 ‘도덕적 해이’만 만연했으며 이는 큰 잘못입니다”이라고 덧붙였다.
과기정위는 의원들이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 상임위다. 그래서 의원들에게 인기가 덜하나 정쟁이 거의 없고 전문적이어서 가장 상임위답다는 평가도 받는다.
김 위원장은 “여야의 대통령 후보 경선에 뛰어든 의원 대부분이 이 상임위를 거쳐갔거나 새로 왔는데 왜 인기가 없냐”고 웃으면서 “과기정위에 ‘여야’는 없고 ‘미래’만 있다”고 말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