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현 KCC정보통신 사장 shlee@kcc.co.kr>
가끔 신입사원 면접을 하면서 그들에게 어떤 일을 가장 하고 싶냐고 물으면 최근에는 십중팔구 인터넷관련 업무나 자바로 개발을 하고 싶다는 얘기를 듣는다. 몇년 전만 해도 데이터베이스나 클라이언트서버 개발도구와 관련된 대답이 많았다.
이런 대답을 들을 때마다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새로운 기술만 좇아가다가는 평생을 가도 그 기술의 몇 %도 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사실 요즈음 IT관련 기술은 생명주기가 너무나 짧아져서 금방 달아오른다 싶으면 어느새 다른 신기술에게 자리를 빼앗기기 일쑤다. 그래서 단순히 신기술을 좇아다니다 보면 영영 잡아보지도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그러기에 유행에 따라 이것 저것 손대기보다는 꾸준하게 한 우물을 팔 줄 아는 사람이 돼야 할 것이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는 IT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특정분야에서의 전문성을 갖고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 우물을 파면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일 중의 하나가 ‘일상에 함몰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매일 정형화된 일정에 따라 살아간다면 어떠한 혁신적인 사고도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성공한 기업 중 하나인 3M은 해마다 연간 수입의 7%에 달하는 10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한다고 한다. 또한 3M의 장기적인 목표는 연간 매출의 30%를 4년 미만 제품에서 창출하는 것이며, 매출의 10%는 1년 미만 제품에서 창출할 것을 지향한다. 3M의 대표 제품 중 하나인 ‘포스트잇’도 사실은 실패한 프로젝트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콜럼버스의 달걀’에서 보듯이 사소한 발상의 전환이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필자도 요즘처럼 격변하는 시기에 살아 남는 방법은 전문성을 가져가면서 한편으로는 나무보다 숲을 볼 줄 아는 사람, 그리고 꾸준하게 자기 변신을 꾀해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그러기에 변화의 큰 흐름을 읽으면서 능동적으로 그러한 변화에 대응할 줄 아는 경영자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