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러우저 `마이너의 반란`

 “우리도 있다!”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에서 마이너 제품들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익스플로러(IE)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95%라는 익스플로러의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에도 불구하고 마이너 브라우저들은 검색속도, 강력한 기능, 사용 편의성, 적은 용량 등의 강점을 내세워 네티즌들을 파고 들고 있다.

 ◇어떤 제품들이 있나=시장에서 어느 정도 지명도를 얻은 제품으로는 오페라·옴니웹·키메라·아이캡 등이 있다. 선두주자는 오페라.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브라우저’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워 익스플로러에 싫증난 네티즌들에게 구애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빠른 선택’ 메뉴를 통해 팝업 창을 닫거나 팝언더 창으로 바꿀 수 있고 광고에 동원되는 애니메이션이나 비디오를 제거, 콘텐츠 전송의 신속성을 높일 수 있다. 또 북마크와 단축키 기능도 익스플로러에 비해 훨씬 강력하며 용량이 적은 반면 보안성은 탁월하다.

 옴니그룹의 옴니웹은 매킨토시 시장의 강자다. 회사 관계자는 “익스플로러나 넷스케이프 내비게이터·오페라가 모두 매킨토시 컴퓨터에서 돌아가지만 맥 사용자들이 옴니웹을 선호하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다”고 자랑한다. 관계자는 내년 초 출시 예정인 차기 버전 역시 속도와 기능 면에서 사용자들의 기대를 한껏 고조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풀버전을 선보인 모질라 역시 CSS(Cascade Style Sheet) 및 페이지 렌더링 기능에서 이용자들의 극찬을 받으면서 키메라와 새로운 내비게이터에 활용되고 있다.

 ◇마이너들이 부상하는 배경=마이너 브라우저들은 익스플로러나 내비게이터에 비해 인지도 면에서는 확실히 떨어진다. 그러나 대체용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시장상황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와 같다면 마이너 브라우저들의 목소리는 네티즌들 사이에서 거의 전파될 수 없고 특히 내비게이터를 잡아먹은 익스플로러를 추월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미 법원이 최근 MS의 시장독점에 제동을 걸었고 MS는 운용체계(OS)와 브라우저를 결국 분리하기로 하면서 마이너들에는 시장을 파고들 수 있는 실낱같은 여지가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다 리눅스 등 윈도 이외의 시장이 서서히 확대되고 있는 점도 이들에게는 천군만마와 같은 지원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망 및 과제=마이너 브라우저들의 시장성공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게 사실이다. 아무리 기능이 뛰어나도 익스플로러가 시장을 압도하는 상황에서 이들의 목소리가 들릴 리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마이너 브라우저를 찾는 네티즌들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마이너 브라우저 업체들이 리눅스 시장에서 도전해볼 만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근 오페라가 리눅스 업체인 수세·맨드레이크와 손잡고 리눅스용 웹 브라우저를 배포했는데 이는 네티즌 사이에서 리눅스용 브라우저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말과 동일한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문제는 마이너 브라우저들에 기회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네티즌들의 관성적인 인터넷 접속습관이 브라우저 교체를 쉽사리 허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다 마이너 브라우저들은 익스플로러와 달리 눈에 보이도록 돈을 지불해야 한다. 가격은 20∼30달러 수준이지만 익스플로러의 무료 관행에 익숙한 네티즌들이 지갑을 열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MS와의 경쟁은 경쟁 자체가 버겁다. 라이벌 소프트웨어의 기능을 파악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이어 무료로 제공해 상대를 완벽하게 눌러버리는 MS를 소규모 브라우저 업체들이 대적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일세를 풍미했던 내비게이터가 거의 뇌사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감히 누가 익스플로러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을까’하는 패배주의도 마이너 브라우저 업체들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