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처럼 둘둘 말 수 있는 디스플레이의 등장이 가시화되고 있다.
손목시계형 TV와 같이 말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다양한 응용제품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2∼3년 안에 본격적인 상용제품의 출현이 점쳐지는 것.
MSNBC에 따르면 말 수 있는 디스플레이에 대한 아이디어는 지난 89년 전기적으로 충전될 경우 연두색으로 달아오르는 프라스틱의 일종인 합성 P-페닐렌비닐렌의 발견에서부터 시작됐다. 이후 청색광과 적색광을 발하는 복합물까지 발견돼 플라스틱을 이용해 컬러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는 기본적인 기술 기반이 마련됐다. 또 민감한 복합물을 산소와 수증기에 의한 부식으로부터 보호해줄 유연한 화면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난점도 거의 극복된 상황이다.
LEP 원천기술업체로 최근 손목시계형 발광폴리머(LEP) TV를 시연한 케임브리지디스플레이테크놀러지(CDT)의 CEO 데이비드 파이프는 “TV 회로를 효과적으로 인쇄할 수만 있다면 종이와 같은 얇은 플라스틱TV도 가능하다”며 “2004년이나 2005년께면 말 수 있는 화면이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불과 몇주 전 필립스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100만분의 50인치 두께의 프라스틱 디스플레이를 시연했다”며 “충분히 얇은 플라스틱만 있다면 말 수 있는 TV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말 수 있는 디스플레이에 대한 응용기술 연구에 가장 앞선 곳은 군 분야다. 미군은 인공위성으로부터 데이터를 입력받으며 말 수 있는 전장지도에 대한 연구를 수행중이다. 이 디스플레이는 스위치만 건드리면 은밀한 야간 작전을 위해 적외선을 사용한다. 파이프는 “군은 군장에서 단 몇온스의 무게라도 줄이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간 분야의 경우 손목시계 TV, 대형 광고판, 말 수 있는 배터리 충전기 등의 다양한 분야의 응용이 예상되며 일본의 대형 TV업체 소니·히타치·도시바 등이 상용화 경쟁에서 한발 앞섰다.
파이프는 “우리는 많은 혁신을 보게 될 것”이라며 “의복을 디스플레이로 만드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의복 디스플레이 시장이 크게 형성되지는 않겠지만 누군가 이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발광스크린시장은 지난 2000년 2000만∼2500만달러 규모를 형성했던 것으로 추산되며 오는 2005년까지는 3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