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원이 캘리포니아의 한 소프트웨어 업체에 대해 일부 유명 언론사 웹 사이트 등에 내보내고 있는 무단 팝업 광고를 중단하라고 판결했다.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연방지법의 클로드 힐튼 판사는 12개 미디어회사가 지난달 팝업광고 업체 게이터(Gator)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이같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USA투데이 등 3개 언론사 모회사들이 포함된 원고측은 이 소장에서 게이터가 ‘기생적인 행위’를 했다고 강변했다. 게이터 변호인인 재닛 컬럼 변호사는 게이터가 이에 불복, 항소를 검토중이라며 항소시 승소를 자신했다. 그는 “법과 사실이 게이터 편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캘리포니아주 레드우드시티에 있는 게이터는 자사 소프트웨어가 깔린 컴퓨터 이용자가 게이터 광고주들이 선정한 웹 사이트를 접속할 때 나타나는 팝업광고를 제작해왔다. 이 회사는 자사가 운영하는 광고 네트워크의 적극적인 이용인구가 2200만명, 자사 팝업 광고주는 400개사에 이른다고 밝혔다. 게이터 광고 소프트웨어는 인터넷 이용자가 온라인 양식 작성 및 패스워드 기억을 돕는 별도의 한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때 함께 설치되기도 하고 게임이나 파일공유 프로그램 등 다른 회사의 무료 소프트웨어에 편승해 설치되기도 한다.
이 소송의 원고측인 테렌스 P 로스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원고 주장이 보편 타당하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소송을 제기한 신문사들은 게이터의 팝업 광고가 독자를 경쟁사 사이트로 유도하고 합법적인 광고를 가려 광고주에 피해를 줌으로써 자사 광고수입을 감소시켰다고 주장했다. 로스 변호사는 게이터 광고가 웹 사이트 콘텐츠와 상충돼 신문기사를 편향되고 무가치하게 보이게 만들 수 있어 신문사는 광고수입뿐만 아니라 콘텐츠 통제력도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게이터는 자사 광고를 동시에 펼쳐진 여러 개의 애플리케이션 창 가운데 하나라고 빗대었다. 한마디로 자사 광고 금지가 인스턴트 메시징과 웹 브라우저를 동시에 운영하지 못하게 하는 것과 같다는 주장이다.
인터랙티브광고국(Interactive Advertising Bureau)은 이에 앞서 지난해 게이터가 웹사이트 배너광고를 전부 가려버리는 광고 프로그램을 판매한 데 대해 미 연방공정거래위원회(FTC:Federal Trade Commission)에 제소할 움직임을 보였었다.
게이터는 이에 맞서 자사의 광고행위가 합법적이라는 판결을 미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청구했으나 결국 이 같은 광고 행위를 중단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소송을 피했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