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 관련 투자가 실종될 위기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와 KT아이컴은 비동기식 IMT2000 서비스를 위해 당초 7400여억원을 투자키로 하고 장비공급업체로 LG전자를 선정했으나 최근 장비 개발 지연과 망 투자의 시점 연기 등으로 투자를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또 SK텔레콤은 경쟁사의 동향을 보고 IMT2000서비스 투자 계획을 세운다는 방침이어서 연쇄적인 투자 연기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당초 올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됐던 IMT2000서비스 투자는 대폭 축소될 게 불가피해졌으며 올해를 목표로 투자해온 장비와 단말기 등 후방산업체에 일파만파의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KT아이컴의 한 관계자는 “현 시장의 수요와 장비개발 지연, 망투자 지연 등으로 투자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모기업인 KT가 △2000억원의 최소비용만 투자하는 방안 △4000억원만 투자해 일부지역만 서비스하는 방안 △예정대로 7400억원 모두 투자하는 방안 등을 놓고 심각하게 고민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장비개발 등 상황과 조건에 따라서는 내년 하반기 이전에 투자가 사실상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KT아이컴은 당초 올해 연말까지는 시험서비스에 들어가고 내년초에는 상용서비스를 실시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KT 민영화와 사장 교체, 중복투자에 따른 우려 등으로 인해 내년 4월과 6월 중 시범서비스와 상용서비스를 시행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상용서비스 지역도 서울·부산·수도권 지역에서 서울 지역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KT아이컴 관계자는 “KTF가 현재 cdma2000 1x 및 EVDO 등 동기식 3세대서비스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기 때문”이라며 “듀얼모드·듀얼밴드를 지원하는 단말기 개발이 지연되기 때문이기도 하나 만약 KTF·KT아이컴과의 합병 이전에 투자를 강행할 경우 합병법인의 중복투자 우려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SK텔레콤도 내년 3분기에야 비동기 IMT2000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며 이르면 내년 4, 5월 초에 장비업체 선정 작업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SK텔레콤은 KT의 지분 인수로 인해 자금 여력이 줄어든 상황에서 KT아이컴의 투자 지연을 내심 반기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은 이에 앞서 지난 2001년 11월 말 장비개발 협력업체로 국내외 7개사를 선정해 공동으로 장비개발을 추진해왔다.
이에 대해 통신장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상황이 그대로 굳어질 경우 후방산업의 여파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LG전자의 매출 급감은 물론이고 이와 관련, 후방산업의 연쇄 위축 효과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필요하다면 정부의 정책적 판단을 동원해서라도 원래의 투자일정에 따른 투자를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